행안부 "현대식ㆍ신소재 제작 검토"

행정안전부가 민홍규씨의 사기극으로 위상이 실추된 제4대 국새(國璽)를 폐기하고 새로운 국새를 만드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함에 따라 앞으로 국새가 어떻게 만들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행안부는 16일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국민 여론을 수렴한 결과 4대 국새를 폐기하고 5대 국새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나와 새로운 국새를 만드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자문위원회에서는 '국새는 우리의 전통문화로서 계승할 필요가 있으나 4대 국새는 권위가 상실된 만큼 새로운 국새를 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행안부는 전했다.

행안부는 정책고객 2천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9%가 국새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좀 더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고자 전문 기관에 의뢰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지금까지 추세로 보면 결국 국새는 다시 만들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행안부는 경찰 수사를 통해 민홍규씨가 주장한 전통적인 국새 제작기법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5대 국새를 제작한다면 현대식으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급 이상 공무원 임용장 등에 날인되는 등 연간 2만회 넘게 활발히 사용되는 국새를 만드는데 굳이 금 재료를 쓸 필요는 없어 기왕이면 금보다 더 단단한 티타늄 합금 등 신소재를 사용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행안부는 5대 국새를 제작해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내달 중 공청회를 열어 국새 제작과 관련한 기본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11월에는 국새 제작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제작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행안부는 전망했다.

이와 함께 행안부는 5대 국새를 제작하기 전까지는 경기도 성남시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3대 국새를 보강해 한시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3대 국새는 1999년 2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제작됐으나 2005년 균열이 발견돼 2008년 2월 4대 국새로 교체됐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