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역대 아시아 투수 최다승 신기록에 1승을 남긴 박찬호(37.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선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오로지 '123승'을 목표로 오뚝이처럼 일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3일(한국시간) 신시내티와 경기에서 적시에 터진 타선 덕분에 구원승리를 챙기고 개인 통산 123승째를 거둬 일본인 노모 히데오와 아시아 투수 최다승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 박찬호는 14일 피츠버그 구단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123'이라는 숫자가 준 각별한 의미를 담담히 털어놨다.

하루 사이 한국 팬들로부터 수십 통의 축하 이메일을 받았다던 박찬호는 "123승은 나 뿐 아니라 아마도 한국팬들에게도 무척 특별하다.

1994년 미국에 와서 던진 첫 경기부터 나를 지켜봤던 팬들이 아주 기뻐하실 것"이라고 감격했다.

박찬호는 불러주는 팀이 없어 마이너리그에서 한 해를 허송해야 했던 2007년부터 '123승'에 초점을 맞추고 현역 생활 연장의 동력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2007년까지 박찬호가 거둔 통산 성적은 113승88패였다.

박찬호는 "그때 선수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한국으로 돌아가 몇 년 더 뛸까, 아니면 은퇴할까 여러 생각이 들 무렵, 누군가가 노모의 123승을 얘기해줬다"면서 "(어느 팀에서든) 123승을 거둘 기회를 잡을 수만 있다면 그것이 바로 내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모를 능가하고자 노력했다기보다 123승이라는 내 목표를 이루고자 최선을 다했고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피츠버그 홈페이지에 글을 쓴 제니퍼 랭고쉬 기자는 "8월 초만 해도 5이닝을 던지는 동안 6점이나 줬던 박찬호가 최근 호투를 펼쳐 벤치의 신뢰를 얻으면서 8월 중순부터는 박빙의 상황에 등판하고 있다"면서 "지난 12경기에서 11⅔이닝 동안 1점만 줬고 피안타율은 0.182에 불과했다"고 호평했다.

존 러셀 피츠버그 감독은 "박찬호가 몇 승을 더 보태 신기록을 세웠으면 좋겠다.

아시아 투수 최다승은 대단한 업적이고 박찬호가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