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청약자와 경매 참가자들이 30~60㎡대(10~20평대) 소형 주택에 몰리고 있다. 전용면적 85㎡의 중형은 청약에서 미달되거나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떨어지며 인기가 시들해졌다.

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청약을 마친 서울 원효로1가의 '용산더프라임'은 평균 0.66 대 1로 미달됐지만 20개 유형 중 13개는 청약자가 모집 가구수를 웃돌았다. 239~245㎡(전용면적) 펜트하우스를 제외하면 38 · 46 · 55 · 56 · 57 · 58㎡ 등 소형 주택은 분양에 성공했다. 전통적으로 인기가 높던 84㎡는 169채 모집에 106명이 청약해 미달됐고 중대형인 114~142㎡도 공급 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달 말 청약을 끝낸 서울 상도동 롯데캐슬비엔도 68㎡ 2개 유형은 청약자를 채웠지만 84㎡는 미달됐다. 사당동 남성역 두산위브도 59㎡의 2개 유형은 청약자가 공급물량보다 많았으나 84㎡와 116 · 125㎡는 미달 사태를 빚었다.

경매시장에서도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기는 마찬가지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10일간 수도권 3억원 이하 아파트 낙찰가율은 80.3%로 직전 열흘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서울은 80.4%에서 83.3%로 높아지며 평균치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수도권 3억원 초과 아파트 낙찰가율이 75.4%로 1.2%포인트 떨어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들이 시장에 적극 참여하지 않고 있어 소형 아파트가 매매 및 경매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형 주택을 확보해 전 · 월세를 놓으려는 투자자는 많지만 실거주자 수요는 여전히 침체돼 전용 85㎡대는 미달되거나 경매 인기도 높지 않다는 것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데다 집값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실거주 목적 수요자들이 청약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대신 1~2인 세대가 늘어나면서 임대 목적의 소형 투자는 활발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재후/김태철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