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방중 수행단으로 살펴본 김정은 후계구도

-장성택·김기남 등 당 수뇌부 총출동/9월초 대표자회 앞둔 ‘후계 옹립’ 사전작업

외교통상부가 31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에 동행한 수행원들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이들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날 우리 정부에 김 위원장의 방중 수행원 11명의 명단을 전달했다. 하지만 비공식 수행 인사는 공개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수행단 인사로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해 김기남 당 비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태종수·장성택·홍석형·김영일·김양건(이상 당 부장), 도당 책임비서들인 최용해(함남)·김평해(평북)·박도춘(자강) 등이 포함됐다.

가장 주목을 끄는 인물은 장성택 당 행정부장이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의 남편으로, 김 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의 후계구도에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까지 김 위원장의 방중에 동행하지 않았으나 올 들어 두 번의 방중 모두 수행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이례적으로 두 달 만에 재소집된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승진해 사실상 ‘북한 2인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9월 초 열리는 당 대표자회에서 장 부장이 당 조직비서에 올라 김정은의 후계자 옹립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을 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군부 인사 가운데는 김영춘 인민무력부장만 포함됐고 나머지 대다수 인사들은 노동당 고위층인 것으로 파악됐다. 안보부서 당국자는 “5월 방중 당시 국방위 멤버가 6명이나 있었지만 이번 방중에는 당의 실세들이 대거 동행했다”면서 “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을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정은 동행 여부에 대해 “주요 수행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공식직책이 없는만큼 속단하기 이르다”면서 “중국 CCTV 화면에 잡힌 여성 수행원도 주요 인사 명단에는 빠져있다”고 전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