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는 동행 안해", 김정은 동행여부는 불확실
직원 출근, 김정일 떠난 오전 10시반 이후로 늦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8일 오전 창춘(長春)시 농업박람회장을 방문했을 당시 검은색 옷에 검은색 우산을 받치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창춘시 농업박람회장의 매표소 관계자는 29일 이곳을 방문한 연합뉴스 기자에게 "김정일 위원장이 이날 오전 10시께 수행원들과 함께 농업박람회장에 도착해 30분정도 머물며 시설을 참관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고 검은색 우산으로 비를 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제 직원들에게 출근을 늦게 하라는 지시가 있어 안내요원 등 평범한 직원들은 김 위원장을 많이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간부급 직원들은 직접 그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방향을 설명하면서 "김 위원장이 벤츠 리무진 1대와 10여대의 훙치(紅旗) 자동차 등 의전차량에 탄 일행들과 함께 왼쪽편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12번 입구를 통해 전시장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김정일 위원장이 삼남인 김정은과 동행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람회장 직원들 사이에서 김 위원장의 전날 방문 소식은 누구든지 알고 있을 정도로 널리 퍼져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과 농업박람회장에 동행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매표소 관계자는 "후 주석이 온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후 주석은 김 위원장의 방문 시점에 난후(南湖)호텔에 있었고 박람회장에 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농업박람회장은 식물원과 수산업 전시장을 합쳐 놓은 본관 전시장과 전국 각지에서 온 농산품을 직거래하는 별도의 부스가 설치된 건물들로 나눠져 있었다.

직거래 부스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어제 오전 10시부터 10시30분까지 김정일 위원장이 본관 전시장과 식물원 등을 둘러봤다"면서 "이로 인해 인근 도로 교통이 통제돼 출근하는데 4시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본관 전시장과 식물원에는 쌀과 토마토 등 각종 작물들이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고 있었고 첨단 시설을 갖춘 식량저장창고도 있어 김 위원장이 식량난 해소를 위해 농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이 박람회는 상설 전시관인 창춘 농업박람원에서 열리고 있었는데 농업박람원은 대지면적 106만㎡에 전시관 면적만 27만㎡로 창춘 시내에서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은 지린 농업대학과도 가까워 김 위원장이 이곳을 떠난 뒤 농업대학도 함께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춘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