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 연루설' 등으로 정치권의 혹독한 검증을 받았던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자진사퇴했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도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들의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김 총리 후보자는 이날 서울 광화문의 개인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더는 누가 돼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총리 후보직을 사퇴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과 잦은 말 바꾸기 논란에 대해 "억울한 면도 있지만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며 "국민의 믿음이 없으면 총리직에 임명돼도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8 · 8 개각 내용이 국민의 눈높이에 미흡했다는 평가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세 사람의 사퇴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후보자가 자진사퇴한 것은 '박연차 게이트' 연루,복잡한 채무관계 등 각종 의혹과 잦은 말 바꾸기에 대해 여론이 악화되면서 여당 내에서도 사퇴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신 장관 후보자는 17차례의 부동산 거래와 부인의 위장취업,이 장관 후보자는 부인의 쪽방촌 투기 의혹이 각각 사퇴 압력의 빌미를 제공했다.

청와대는 내달 중순까지 총리 인선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장진모/이준혁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