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역의 향토 소주업체인 ㈜선양이 요즘 매각설로 홍역을 앓고 있다. 회사 측은 연일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하지만 루머는 번지는 양상이다. 선양 측은 매각 루머가 나돌고 있다는 얘기조차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한다. 이쯤 되면 거의 알레르기 중증 수준이다.

선양 측의 피해는 크다. 루머를 확인하려는 전화를 받느라 업무가 마비될 정도다. 매입 주체의 이름과 매각 액수가 구체적으로 나도는 상황이어서 루머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지역 기업이 매각 루머에 노출되면 타격이 크다. 지역민들의 애정을 먹고 사는 지역 주류업체의 매출은 급감한다. 반면 지역 내 경쟁 업체는 반사이익을 본다. 향후 루머가 잠잠해질 때가 되면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다시 회복하기란 쉽지 않다. 선양 측이 루머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선양에 대한 악성 루머는 2005년 선양을 인수한 컬러링 업체 ㈜5425가 주류업을 해본 경험이 없는 회사여서 언젠가 재매각할 것이라는 추측이 그 근원이다. '선양이 롯데주류에 900억원을 받고 팔린다더라'는 소문이 가장 그럴 듯한 것 중 하나다. 롯데주류는 이미 주류업을 하고 있어 적격자라는 해석도 따라 붙는다. 하지만 선양의 매각설은 매번 근거없는 소문으로 그쳤다. 롯데주류 측은 "진로는 너무 커서 인수할 수 없고 대전지역 선양이 만만한 물건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것을 듣고는 있다"며 한마디로 헛소문이라고 일축했다.

선양 측도 "모(母)회사인 5425의 회장 자택까지 대전으로 옮겨왔다"며 "조웅래 회장이 계족산 황톳길 조성, 에코선양 뮤직앙상블 운영 등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데 회사를 포기하겠느냐"며 거듭 매각설을 부인했다. 매각설이 확산되자 대전상공회의소도 나섰다. "악성 루머 하나가 해당 업체에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루머 진원지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양 피인수설은 당분간 잦아들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루머는 불황을 먹고 사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모기업인 5425가 직접 나서서 한마디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침묵은 때론 '아니 땐 굴뚝의 연기'가 되는 법이다.

백창현 대전/사회부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