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이후 최연소 메이저대회 3승
최나연,김인경 공동 3위

대만의 골프스타 청야니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통산 세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5위 청야니는 2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링크스(파72.6천45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우승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흔들리며 1타를 잃었지만 전날까지 벌어놓은 타수 덕분에 리드를 끝까지 지켜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캐서린 헐(호주.10언더파 278타)의 추격을 1타차로 따돌렸다.

상금은 40만8천달러를 받은 청야니는 상금 랭킹을 3위(112만1천달러)로 끌어 올렸고 2일 발표될 세계랭킹에서도 순위가 대폭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인 시절이던 2008년 메이저대회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혜성같이 등장한 청야니는 21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올해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 이어 브리티시여자오픈까지 우승하며 메이저대회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또한 청야니는 근대 골프시대로 구분되는 1900년 이후 남녀 선수를 통틀어 가장 어린 나이에 메이저대회에서 3승을 올린 선수로 기록됐다.

통산 4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수확한 청야니는 US여자오픈만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한국의 최나연(23.SK텔레콤)과 김인경(22.하나금융)도 추격전을 펼쳤지만 벌어진 타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나란히 공동 3위(7언더파 281타)에 올랐다.

LPGA 투어 KIA클래식에서 우승했지만 아직 정규 멤버가 아닌 서희경(24.하이트)은 4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며 합계 6언더파 282타를 적어내 양희영(21)과 함께 공동 5위(6언더파 282타)에 자리하며 메이저대회에서 처음 톱10에 드는 선전을 펼쳤다.

한국 군단이 선두권을 압박하지 못하면서 중반 이후 경기 양상은 청야니와 헐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청야니는 전반에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고 10번홀(파4)에서 짧은 파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적어냈다.

반면 청야니에 4타 뒤진 채 동반플레이를 펼친 헐은 11번홀(파4)과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청야니를 1타차로 압박했다.

파로 막는데 급급하던 청야니는 15번홀(파5)에서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는 등 타수를 줄일 수 있었던 기회를 날리며 위기를 자초했다.

1타차로 쫓기던 청야니는 18번홀(파5)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로 보냈고 레이업을 한 뒤 날린 세번째 샷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청야니에게 미소를 지었다.

두번째 샷을 그린 근처에 보낸 헐은 어프로치샷을 홀 가까이에 붙이지 못했고 네번째 샷만에 볼을 그린 위에 올린 청야니는 1.5m를 남기고 친 파퍼트를 집어 넣어 우승을 확정지었다.

힘들었던 마지막 라운드를 승리로 이끈 청야니는 그린 위에서 울음을 터뜨리며 감격스러워 했다.

청야니는 "우승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너무 힘든 하루였다.

마지막 우승 퍼트를 넣었을 때 캐디에게 `내가 정말 우승한거냐'고 물어볼 정도였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최나연은 18번홀에서 4m 가까운 이글 퍼트를 성공하며 순위를 끌어 올렸고 버디 퍼트가 지독하게 들어가지 않았던 김인경도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 환하게 웃으며 대회를 마쳤다.

이밖에 박인비(22.SK텔레콤)와 김초롱(26)이 공동 9위(2언더파 286타)에 오르는 등 한국 및 한국계 선수 6명이 톱10에 들었다.

2년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던 신지애(22.미래에셋)는 1타를 잃고 공동 14위(1언더파 287타)로 밀렸다.

신지애는 앞서 열린 세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톱5안에 드는 좋은 성적을 냈지만 이번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는 10위 밖으로 떨어져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신지애는 상금 4만3천달러를 보태 상금 랭킹 1위(121만1천달러)를 지켰고 최나연은 상금 랭킹 2위(117만8천달러)로 뛰어 올랐다.

위성미(21.나이키골프)는 1타를 줄이는데 그쳐 이븐파 288타로 공동 17위를 차지하면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를 마무리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