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지난 27일 2014년까지 총 5조1000억원을 투자, WCDMA 3G 네트워크와 와이파이(Wi-Fi), 와이브로(WiBro)를 묶는 세계 최고수준의 유 · 무선 토털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이용 확대에 따른 데이터 수요 폭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얼마전 SK텔레콤이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 네트워크 확충 전략을 발표한 데 따른 맞대응인 셈이다.

최근 데이터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 추세로 갈 경우 지금의 네트워크로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이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개념을 들고 나오면서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상했고, SK텔레콤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차세대 이동통신망으로 불리는 LTE의 조기 도입에 나서기로 했다.

주목되는 것은 KT와 SK텔레콤의 전략이 서로 상이하다는 데 있다. KT의 데이터 비율을 보면 WCDMA와 와이브로, 와이파이가 각각 1:2:7로서 전체 트래픽의 90%를 와이파이와 와이브로가 수용하고 있는 반면, SK텔레콤은 WCDMA 등 이동전화망과 기타 와이브로 및 와이파이가 대략 6:4의 비율이다. 말하자면 KT는 유선을 기반으로 와이파이와 와이브로망을 늘려 데이터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의도이고, SK텔레콤은 무선을 보다 진화시키는 방향으로 대응하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어쨌든 스마트폰 확산을 계기로 데이터 시장이 커지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요금제 경쟁이 망 경쟁으로 이어지는 것은 정보통신산업 발전의 선순환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또 KT와 SK텔레콤이 각각 유선과 무선을 중심으로 망 고도화 경쟁전략을 펼치면 유 · 무선의 활용도를 그만큼 높이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와이브로 투자가 촉진된다면 이 또한 우리가 개발한 기술의 활용도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다. 이런 경쟁을 통해 보다 고도화된 망에서 질 좋은 서비스 경쟁이 이뤄진다면 무선데이터 시장에서도 우리나라가 새 기회를 창출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