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 부처간 시각차…부동산정책 표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심층분석
"너무 떨어졌다" vs "미세한 조정 불과"
"너무 떨어졌다" vs "미세한 조정 불과"
22일 발표 예정이던 부동산거래 활성화 대책이 무기한 연기된 것은 '부동산 가격에 대한 정부 내 시각차'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20~21일 잇달아 회동을 가졌지만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차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최근 집값이 크게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 거래가 급격히 감소한 것은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퍼져 있기 때문"이라며 "주택 가격 안정과 거래 활성화는 함께 달성해야 할 정책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재정부와 금융위 금감원의 판단은 최근의 집값 움직임이 '조정' 수준이라는 것이다. 집값이 떨어진 것은 맞지만 그 폭이 크다고 말하기 어렵고,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올 들어 전국 집값은 보합이며 서울 강남지역도 최근 두 달 소폭 내린 것이어서 조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 당국자도 "집값 하락세가 심각한지 의문"이라며 "집값이 최근 소폭 하락한 것은 수도권에서 집이 없는 40%의 국민들에겐 오히려 반가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 국민은행 주택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의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2000년 말 40.6(2008년 말 100 기준)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102.8로 150% 상승했다. 지난달 지수는 101.8로 2008년 말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시장을 설명할 때 '하락'이란 표현보다는 '상승폭 축소'라는 용어를 쓴다. 한은은 올 들어 전국 주택매매가격지수가 1월 101.6에서 6월 102.4로 오른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시장이 느끼는 부동산 경기는 매우 썰렁하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138㎡는 2006년 말 21억~23억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으나 지금은 16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 성남시 분당 샛별마을 아파트 85㎡는 이 기간 중 5억5000만~6억4000만원에서 5억원 선으로 떨어졌고,고양시 일산 산들마을 3단지 85㎡는 4억2000만~4억4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 아래로 하락했다. 예전에 인기가 있던 지역의 집값 낙폭이 커 부동산 체감경기가 바짝 얼어붙었다는 얘기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이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는 것보다 양도세 중과,재건축 규제,분양가 상한제 등의 규제를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박준동/김재후 기자 jdpower@hankyung.com
국토부는 최근 집값이 크게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 거래가 급격히 감소한 것은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퍼져 있기 때문"이라며 "주택 가격 안정과 거래 활성화는 함께 달성해야 할 정책목표"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재정부와 금융위 금감원의 판단은 최근의 집값 움직임이 '조정' 수준이라는 것이다. 집값이 떨어진 것은 맞지만 그 폭이 크다고 말하기 어렵고,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측면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올 들어 전국 집값은 보합이며 서울 강남지역도 최근 두 달 소폭 내린 것이어서 조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 당국자도 "집값 하락세가 심각한지 의문"이라며 "집값이 최근 소폭 하락한 것은 수도권에서 집이 없는 40%의 국민들에겐 오히려 반가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 국민은행 주택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역의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2000년 말 40.6(2008년 말 100 기준)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102.8로 150% 상승했다. 지난달 지수는 101.8로 2008년 말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시장을 설명할 때 '하락'이란 표현보다는 '상승폭 축소'라는 용어를 쓴다. 한은은 올 들어 전국 주택매매가격지수가 1월 101.6에서 6월 102.4로 오른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시장이 느끼는 부동산 경기는 매우 썰렁하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138㎡는 2006년 말 21억~23억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으나 지금은 16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 성남시 분당 샛별마을 아파트 85㎡는 이 기간 중 5억5000만~6억4000만원에서 5억원 선으로 떨어졌고,고양시 일산 산들마을 3단지 85㎡는 4억2000만~4억4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 아래로 하락했다. 예전에 인기가 있던 지역의 집값 낙폭이 커 부동산 체감경기가 바짝 얼어붙었다는 얘기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이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는 것보다 양도세 중과,재건축 규제,분양가 상한제 등의 규제를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박준동/김재후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