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서는 폭탄 제조에 사용되는 재료를 사들이기가 손쉬울뿐더러 구입비용도 대단히 저렴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고 현지 일간 데일리 네이션이 16일 전했다.

이 신문의 한 기자는 전날 나이로비 외곽 키텡겔라 지역에서 폭탄 제조용 재료를 사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었으며, 비용은 1천 케냐 실링(한화 1만 5천원)이 들었고, 재료를 34㎞ 떨어진 나이로비 도심의 사무실까지 운반하는 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케냐의 베테랑 폭발물 전문가 찰스 주마 씨는 '비전기식 기폭단자', '30㎝ 가량의 도화선', 그리고 꽃 재배에 사용되는 '0.5 ㎏의 비료'만 있으면 커다란 장소를 일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는 강력한 폭탄의 제조가 가능하다며 "상업용 기폭단자는 케냐와 우간다에서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으며,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지정 매장에서 150 케냐 실링(한화 2천 200원)에 판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상업용 폭발물은 주로 광산이나 채석장에서 사용되고 있으나 최근 케냐의 단도라, 키텡겔라, 옹가타 롱가이 등지에서 이들 재료를 불법 판매하는 암시장이 생겨나고 있으며, 지난 6월 나이로비에서 발생한 수천 명의 군중을 향한 수류탄 테러도 이들 재료로 제조한 폭탄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비료를 재료로 만들어진 폭탄은 200명이 목숨을 잃은 1995년 미 오클라호마 테러와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테러 등 세계 곳곳에서 테러범죄에 이용되고 있다.

한편, 케냐경찰은 지난 10일 나이로비 외곽 옹가타 롱가이 지역에서 300개의 기폭단자를 운반하던 50세의 한 남자를 사살하고 이를 전달받으려던 한 여성의 뒤를 쫓고 있다.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keny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