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돔시티는 판교신도시의 '명동'이 될 중심상업지역에 들어서는 복합 단지로 판교의 랜드마크로 추진돼 왔다. 대지면적 14만2150㎡에 총 사업비 5조40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다. 주상복합아파트 23만1000㎡,상업시설 52만8000㎡,업무시설 46만2000㎡,호텔 6만6000㎡ 등으로 구성됐다. 신분당선과 성남~여주선이 교차하는 판교역 지하 역사 위에 상업 · 업무 · 복합 시설이,역사 옆에는 주상복합과 호텔이 각각 들어설 예정이었다.

사업을 따낸 롯데건설 주도의 컨소시엄과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등 투자자들은 2007년 12월 사업을 담당하는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알파돔시티(자본금 2950억원)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설립과 동시에 토지 계약금으로 2360억원을 한국주택토지공사(LH)에 납부했다. 계약금을 제외한 나머지 중도금과 건축비는 주상복합아파트 상업시설 등을 선분양해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사업을 맡은 ㈜알파돔시티는 작년 7월 1~4차 토지 중도금 8400억원을 LH의 신용 제공을 통해 어렵게 조달했다. 알파돔시티 사업이 실패하면 LH는 중도금으로 받은 돈을 고스란히 되돌려 준다고 금융사들에 약속해 줌으로써 자금 조달이 가능했다.

중도금 대출 만기가 13일로 다가오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알파돔시티는 준공 때까지 신용제공을 계속해 줄 것을 LH 측에 다시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LH 측은 향후 이곳의 아파트나 상가를 분양받는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알파돔시티가 사업에 실패하면 금융사들은 LH로부터 중도금을 즉각 회수하고 LH는 땅 소유권을 넘겨받게 된다. 이에 따라 아파트 상가 등을 분양받은 계약자들은 땅 소유권이 없어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알파돔시티 주주들은 지난달 유상증자 참여를 포기한 데 이어 12일 5차 중도금도 납부하지 않기로 했다. ㈜알파돔시티 관계자는 "미국발 금융위기란 외부 변수 때문에 토지대금을 내지 못하게 됐는데도 LH는 사업을 하기도 전에 땅값부터 내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LH는 납부 유예기간인 45일 동안 중도금 납부를 계속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알파돔시티는 자금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유예기간이 끝나는 8월 말께 계약이 곧바로 해지될 가능성이 높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