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짙은 안개..北, 사고내용 `쉬쉬'

지난 2일 개성공단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사고 차량은 크게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2일 오후 7시40분께 북측 근로자를 실은 통근버스 2대가 개성공단 내 교차로에서 충돌했다.

사고 당일 비가 내린 데다 안개도 짙게 끼어 있었으며, 일부에서는 사고차량 가운데 한 대가 신호를 무시하고 달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2대의 사고 차량은 각각 전면 오른쪽과 왼쪽이 심하게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교차로에서 차량 한 대는 직진을, 한 대는 우회전을 하고 있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북측은 사고 직후 사상자를 모두 개성시내로 후송했으며, 우리 측 관계자들에게도 사고 내용에 대해서는 쉬쉬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번 교통사고로 북측 근로자 10명가량이 숨지고 40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가 12명에 이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사상자 수가 사실이라면 개성공단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의 교통사고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일부는 "북측이 사고 내용을 알려온 게 없다"며 "일부 부상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상자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차량 운전자와 탑승자는 모두 북측 인원이지만, 차량 2대 가운데 한 대는 우리 측 개성공단관리위, 나머지 한대는 입주기업 등 모두 남측 소유다.

이번 사고로 대략 4개 입주기업에 근무하는 북측 근로자들이 출근을 못하고 있으며, 특히 2개 업체의 경우 평소보다 눈에 띄게 많은 결근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차량은 소유자인 개성공단관리위와 입주기업 측에서 모두 북측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에는 4만4천여명에 달하는 북측 근로자들의 통근을 위해 개성공단관리위 소속 버스 120여대와 입주기업 소속 버스 100여대가 운행되고 있다.

개성공단 내에는 대략 시속 60㎞가 제한속도이지만 가벼운 교통사고는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2007년 5월9일 공단 내 교차로에서 남측 인원이 운전하던 차량의 추돌사고로 북측 근로자가 사망하는 등 개성공단 설립 이래 현재까지 개성공단에서 약 30여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기업 관계자는 "북측이 남측 인원이 운전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신호위반 등에 대해 50~100달러 정도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며 "이에 비해 북측 인원의 교통위반에 대해서는 대체로 관대해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