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16일 전면중단 위기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5일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이하 드림허브)의 실질적 컨소시엄 대표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상대로 공식 최후 통첩을 보냈다. "드림허브가 오는 16일까지 밀린 토지대금의 조달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로써 지난 3월31일 드림허브가 2차 중도금 및 4차 계약금 등 7010억원의 토지대금을 내지 못해 표류해온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이 기로에 서게 됐다.

◆코레일 "계약변경 불가"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건설 출자사들은 지급보증을 통해 토지대금을 마련하는 것을 거부하고 서울시와 코레일을 상대로 용적률 인상(608%→800%)과 토지대금 잔금 납부시기 2016년까지 연기 등 계약조건 변경을 요구해왔다.

일본의 롯폰기힐스,시오도메 등 해외 유사 프로젝트에 비해 기부채납 비율(40%)이 2배 가까이 높고 서울시의 광역교통개선 부담금 4000억원 추가 요구에 따라 사업비가 31조원으로 당초 예상보다 3조원 이상 늘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여의치 않고 부동산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추세여서 적자 사업구조를 피하기 힘들다는 입장도 반영됐다.

드림허브 출자사들은 조건 변경을 놓고 코레일과 지난 3개월간 수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개발사업이 중단되더라도 계약 변경은 불가능하다"는 통첩을 받았다.

◆개발 중단 여부 D데이 16일

코레일이 제시한 시한인 16일까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드림허브는 결국 파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드림허브가 오는 9월17일까지 이미 납부한 일부 토지대금을 담보로 빌린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이자 128억원을 내려면 적어도 두 달 전인 16일까지 출자사 합의가 끝나야 하기 때문이다. 드림허브는 밀린 토지대금에도 하루 1억8000만원의 연체이자를 물고 있다.

한영철 코레일 개발기획실 부실장은 "16일 이후 삼성물산 등 건설 투자자들이 지급보증을 거부하면 용산 개발사업은 자동 중단되고 사업자 재선정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업이 중단되면 드림허브는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처하고 출자사들은 납부한 일부 토지대금에 대한 이자 4400억원을 떼이게 된다. 토지 매각자이자 드림허브 출자사인 코레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편 삼성물산 관계자는 코레일의 최후 통첩과 관련,"사업성에 큰 차질이 생긴 만큼 용적률을 상향 조정하거나 토지대금 납부를 유예하는 등의 특단의 조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건설 출자사들만 PF 지급보증을 설 수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