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윈도 드레싱'…어떤 종목이 뜰까
3월 결산법인인 자산운용사들의 1분기(4~6월) 결산일이 다가옴에 따라 '윈도드레싱' 효과가 기대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윈도드레싱이란 기관들이 분기 말 또는 결산기에 맞춰 운용하는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운용사들은 펀드 환매로 '실탄'이 충분치 않아 소수의 유망 종목 위주로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미니 윈도드레싱'이 될 전망이다.

◆대형 건설 · 조선주 기대

운용사들은 지난 14일 이후 OCI를 832억원 순매수한 것을 비롯 현대중공업(749억원) 포스코(541억원) 현대모비스(494억원) 등을 대거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이런 종목 가운데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평균 목표주가보다 주가가 낮은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주와 현대미포조선 현대중공업 같은 조선주 등이 거론된다.

GS건설의 경우 이 기간 운용사의 순매수가 98억원에 이르지만 이날 주가는 8만1500원으로 목표주가 평균(11만8630원)보다 40% 이상 낮다. 현대건설 현대미포조선 등도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이 30%를 넘는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운용사들이 하반기 정보기술(IT) 자동차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한 업종으로 분산할 가능성이 높아 최근 운용사들의 매수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운용사들이 아시아 국가 내수 부양 수혜주로 매수를 확대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 14일부터 포스코를 순매수 2위에 올려놓은 것을 비롯 현대제철(538억원) 현대건설(512억원) 호남석유(407억원) 등을 사들였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이 유로화 약세를 통해 수출을 늘리려 하고,중국은 위안화 절상과 내수 부양에 나서는 등 국제적인 경상수지 균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그동안 많이 오른 IT와 자동차 대신 아시아시장 매출 비중이 높은 철강 건설 화학 등이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윈도드레싱 효과 갈수록 줄어

하지만 윈도드레싱 효과가 예전만 못한 '미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올 들어서만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7조원이 빠져나가 운용사들의 매수 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탓이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탈환한 이후 주식형펀드에서 하루 2000억~3000억원씩 유출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라며 "다만 하루 5000억원씩 빠지던 4월에 비해선 환매 강도가 낮아져 운용사들은 소수 종목을 선별해 수익률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형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펀드 환매로 예전보다 현금 동원력이 떨어졌으나 펀드매니저들은 수익률로 평가받기 때문에 이번에도 제한적 범위 내에서 윈도드레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분기 실적 전망이 좋은 종목 위주로 투자 대상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자문형 랩의 인기를 등에 업은 자문사들이 집중 매수한 종목이 증시를 떠받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운용사들의 '윈도드레싱' 효과가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돈이 몰리는 자문사들이 두둑한 '실탄'을 활용해 특정 종목을 집중 매수하면서 증시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수익을 내고 있는 자문형 랩이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어 투자자들은 운용사보다 자문사들의 매매동향을 중요한 투자 잣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현우/서보미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