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0 남아공월드컵 8강행을 놓고 다툴 우루과이는 관록을 자랑하는 남미의 강호다. 그러나 한국이 원정 16강에 처음 오른 상승세를 잘 살린다면 '못 넘을 산'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루과이는 월드컵 초창기에 헝가리와 함께 세계 축구를 양분한 최고의 팀이었다. 1회 대회인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과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세계 축구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데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에 밀리며 좀처럼 우승을 하지 못했다.

우루과이는 이번 월드컵 진출이 쉽지 않았다. 지역예선에서 6승6무6패로 5위에 그쳐 직행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북중미의 코스타리카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간신히 남아공 무대를 밟았다. 공격력은 화려했다. 남미 예선에서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30골을 몰아쳐 브라질(33골) 칠레(32골)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다. 반면 21골을 내줘 경기당 1골이 넘는 실점을 하는 등 수비는 문제로 지적됐다.

우루과이는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강호 프랑스와 0-0으로 비겼고,주최국 남아공은 3-0으로 꺾었다.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를 1-0으로 이겼다. 지역예선에서 문제로 평가받았던 수비진은 오히려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간판 공격수는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포를란은 올해 풀럼(잉글랜드)과 치른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혼자 두 골을 넣으며 맹활약했고,리버풀(잉글랜드)과 준결승 원정 2차전에서도 연장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시즌 막판 매서운 공격력을 뽐냈다. 남아공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혼자 두 골을 몰아치는 등 상승세가 돋보이는 포를란을 어떻게 묶느냐가 우루과이전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우루과이는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서도 16위로 한국(47위)에 앞서는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위다. 한국은 우루과이와 월드컵 본선에서 한 차례,친선경기에서 네 차례 맞붙어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대결이 월드컵에서 20년 만의 '설욕전'이 된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로 분패했던 기억 때문이다. 당시에는 조 3위로도 16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어서 2패였던 한국도 우루과이를 물리쳤더라면 16강의 희망을 품어볼 수 있었다. 그러나 후반 45분 우루과이 다니엘 폰세카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줘 3패로 탈락한 아픔이 있다.

특히 당시 우루과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이 지금도 우루과이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어 설욕할 수 있는 기회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