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현대중공업에 인수된 현대종합상사의 주가가 재평가 받을 전망이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종료 이후에 현대중공업측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현대상사 주가의 발목을 잡아오던 채권단 보유물량 중 상당부분이 소화됐기 때문이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보유하고 있던 현대상사 주식 219만1387주(9.81%) 전량을 이날 장 개시전 대량매매를 통해 10여곳이 넘는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했다.

매각단가는 전날 종가와 동일한 2만2500원으로, 할인없이 매각이 이뤄졌다. 대량매매의 경우 대개 3~5% 가량 할인돼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은 셈이다.

이같은 투자자들의 호응은 채권단 보유물량이 대부분 소화되면서 향후 주가 상승이 기대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말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현대상사를 인수한 이후 남아있던 산업은행, 우리은행, 외환은행의 보유주식은 432만239주(19.35%)였다. 하지만 올들어 우리은행 등이 장내에서 지분을 처분하면서 전날까지 125만주(5.6%) 가량을 처분했다. 이날 산업은행 보유지분까지 모두 처분되면서 채권단측 지분은 87만7000여주(3.9%)로 줄어들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중공업이 인수한 이후 채권단 물량이 19.3% 남았었는데 우리은행측이 계속 매도하면서 어제까지 14% 정도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산업은행 물량이 매각되면서 오버행(물량부담) 이슈가 거의 해소되게 됐다"고 밝혔다.

증권사 관계자도 "그동안 기관들이 현대상사 주식을 사고 싶어도 물량이 없어서 사지 못했다"며 "이번 대량매매를 통해 오버행 문제와 유통 물량 부족 문제가 동시에 해결됐다"고 말했다.

현대상사는 현대중공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점이 가장 큰 투자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상사에 대해 그룹 시너지가 강화되면서 분기가 지날수록 실적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며 2분기 전년동기대비 세전이익 증가율은 102.3%, 3분기와 4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한 전년동기 대비 흑자전환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도조선소 리스크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한국증권은 2009년 608억원이었던 청도조선소 관련 지분법손실이 2010년 125억원으로 크게 감소할 것을 내다봤다. 새로운 대주주 현대중공업의 실사 후 새로운 시스템 도입으로, 효율성이 높아져 원가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현대상사 주가는 이같은 기대감에 전날보다 2350원(10.44%) 오른 2만48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