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에 들어서는 '제2롯데월드'의 건축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23일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지상 123층의 대규모 복합건물 건립에 따라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인테리어 및 건물 외장재 기업들이다. 그러나 이 중에는 제2롯데월드와 별다른 연관이 없는 종목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건물 인테리어 전문업체인 중앙디자인과 전시공간 제작회사 시공테크는 이날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대형 건물의 외장재를 생산해 시공하는 삼우이엠씨(6.76%)도 주가가 큰 폭으로 뛰었고,국내 1위 건축설계회사 희림은 2.97% 올랐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제2롯데월드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희림 관계자는 "2006년까지 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사업이 표류하면서 2008년부터는 제2롯데월드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설계 프로젝트는 부산 롯데월드"라고 밝혔다. 시공테크 관계자도 "지난 5월부터 열리고 있는 중국 상하이엑스포의 한국관 등 전시공간 제작이 주된 업무 영역"이라며 "제2롯데월드와 관련된 수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들도 제2롯데월드 건설에 따른 수혜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나타냈다. 중앙디자인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과 경쟁 입찰을 해봐야 수주 여부를 알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날 오전 한때 6.67%까지 올랐던 이건창호 측도 "증시 투자자들이 너무 앞서나가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건설업계에선 롯데그룹이 제2롯데월드의 연내 착공 의사를 밝힌 만큼 관련 인테리어와 내외장재 담당 업체의 선정 작업이 오는 9월 이전에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이사는 "제2롯데월드 건축이 좋은 '스토리'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만으로 주가를 밀어올리기는 힘들다"며 "수주 여부와 구체적인 수주 조건이 나와야 실적에 대한 영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