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올 3분기 철강제품 가격을 인상키로 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철강업체들의 주가도 제품가격 인상이 점쳐지면서 오름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가격인상에 따라 업체들의 원가부담이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수요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그 효과가 어느정도일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졌다.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유니온스틸도 인상 검토 중

23일 원가부담 우려가 부분적으로 해소되면서 철강업체들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오후 2시37분 현재 포스코는 전날보다 8000만원(1.61%) 오른 50만5000원을 기록 중이다. 포스코의 주가가 장중 50만원을 회복한 것은 지난 4월30일 이후 처음이다.

현대하이스코(2.58%) 현대제철(1.52%) 포스코강판(0.92%) 동부제철(0.46%) 등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니온스틸은 0.42%의 약세다.

해당 업체들에 따르면 이들도 제품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인상에 따라 제품가격을 올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시기와 인상폭은 결정되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인상폭이 포스코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포스코는 전날 철강제품의 가격을 톤당 열연강판과 후판 5만원, 냉연강판 5만5000원씩 각각 인상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하이스코와 유니온스틸도 가격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주로 전기로에서 스크랩(고철)을 녹여 제품을 만드는 동부제철은 고민 중이다. 포스코의 가격인상은 고로에 들어가는 원재료인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 상승에 의한 것인데, 스크랩 가격은 최근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명분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점은 철강업체들에게 부담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철강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제품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수요업체들이 추가적인 가격하락을 기대해 주문을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국내와 수출쪽의 수요가 모두 좋지 않아서, 가격인상이 수요업체들의 외면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요 회복 없으면, 인상효과 단기에 그칠 것"

전문가들은 포스코의 가격인상에 대해 우선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가격인상의 효과도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진단이다.

정지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제품가격 인상으로 다른 주요 업체들도 가격을 인상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다른 판재류 업체들의 하반기 수익성도 예상보다 좋아지거나, 추가적인 수익성 둔화의 우려감을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문정업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업체들이 이미 확보한 원재료를 투입해 제품을 만들 것인만큼 가격인상분 정도의 마진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시 고가의 원재료를 사용하게 되면 그 효과도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 연구원은 "일단 7,8월이 지나봐야 수요회복과 업체들의 실적개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철강재에 대한 수출환급세율 적용을 취소키로 해, 국내 수요업체들의 중국 수입물량이 줄어들면 내수시장 물량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수출환급세는 수출제품에 대해 이미 납부한 세금을 돌려줘 기업의 경쟁력과 외화수익을 높이기 위해 중국 정부가 지난해 6월부터 적용한 세제혜택제도다. 중국 재정부는 이날 내달 15일부터 열연 중후판 형강 등 철강재를 비롯한 406개 품목의 수출환급세 적용을 폐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