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또 다시 불발됐다.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가 단기 반등으로 전고점(1757)을 눈앞에 둔 현 시점에서 지수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증권업계에서는 그러나 이번 결과가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던 만큼 MSCI 선진지수 편입 무산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MSCI 선진지수 편입 세번째 도전도 실패

22일 MSCI 지수를 작성하는 MSCI 바라사는 2010 리뷰 결과를 통해 한국에 대해 2011년 재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세번째 도전에도 실패한 것.

MSCI 지수 추종자금의 규모는 약 4조~5조 달러로 추정된다. 한국증시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될 경우 40억~140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MSCI바라는 시장규모와 유동성 등의 측면에서 한국이 MSCI 선진국시장 기준을 대부분 충족시켰지만, 국제 기관 투자자들의 접근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원화가 활발하게 거래되는 해외시장이 없고, 투자자들이 원화 환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등록제도의 경직성과 주식시장 데이터에 대한 반(反)기업적인 규제도 문제라는 설명이다.

◆ 전문가들 "MSCI 선진지수 편입 무산 영향 크지 않을 듯"

증권업계에서는 시장에서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MSCI 선진지수 편입 무산의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무산은 이미 예상됐기 때문에 그 여파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한국거래소와 MSCI의 지수사용권에 관한 이견이 전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무산될 가능성이 컸다"고 밝혔다.

한국이 펀더멘털(기초 체력) 측면에서는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한국거래소와 MSCI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MSCI 선진지수 편입 불발은 어느정도 예견돼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지금은 MSCI보다는 중국 위안화 절상으로 인한 한국 기업들의 수혜에 관심을 가질 때"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MSCI 선진지수 편입 기대로 인한 자금 유입보다는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 완화 등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 경감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풀이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 가운데 일부분은 MSCI 선진지수 편입과 관련한 보험적 성격이 있겠지만, 한국기업의 수익성 등을 고려한 장기 자금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지수 편입 불발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SCI 선진지수 편입 무산이 코스피 지수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데 전문가들은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다른국가들의 증시와 비교해 많이 오른 측면이 있는데 이에 외국인 매수세가 일조한 만큼 상승세를 둔화시킬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증시 조정 빌미로까지 작용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연채 센터장은 "코스피 지수가 조정을 받는다면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가 다소 수그러들면서 전날 미국 증시가 약보합을 나타낸 등의 요인이 조정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며 "이후 주목할 요인은 기업실적과 중국과 유럽의 수요 등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한민수·김효진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