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침체로 고급주택도 분양가를 낮추는 등 '저자세 모드'로 바뀌고 있다. 타운하우스나 도심 고급빌라 등은 주 수요층이 경기를 상대적으로 덜 타는 여유계층이란 이유로 고분양가 전략을 고집해 왔지만 최근 미분양이 장기화되자 분양가 인하 · 파격세일 등에 나서고 있다.

20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판교의 마지막 고급 주택단지라며 공급한 '월든힐스'는 3.3㎡ 당 분양가(1880만~2010만원)를 주변 시세보다 최고 600만원까지 낮췄다. 분양 결과는 최고 경쟁률이 688 대 1에 달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우남건설은 오는 30일 청약예정인 용인 기흥호수공원 내 메종블루아의 분양가를 당초 예정보다 3.3㎡ 당 200만원 내렸다. 시스템 에어컨 · 발코니 확장 등 옵션까지 포함하고도 1450만원에 맞췄다. 2년 전 S건설이 인근에서 공급한 타운하우스(1500만원)보다 낮다.

미분양 물량을 안고 있는 수도권 타운하우스 단지들은 파격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죽전 극동스타클래스 1 · 2차'는 최근 분양가 3.3㎡당 2140만~2270만원보다 25%까지 낮춘 1600만~1700만원대에 팔고 있다.

경기도 가평군 달전리에서 '실속형 타운하우스'를 준비 중인 경기도시공사는 채당 가격이 4억원을 넘지 않도록 3.3㎡ 당 분양가를 950만원 선에 책정할 방침이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