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우리나라의 해안선 길이와 갯벌면적이 100년만에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또한 석호,갯벌,자갈해안 등 해안별 고유경관도 보전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07년부터 지난해 해안지역의 자연경관 특성과 형성 및 변화과정을 연구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서해안과 남해안의 해안선은 드나듦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매립,도로 건설 등으로 굴곡이 사라져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축척 1:50000 지형도를 기준으로 현재와 1910년대의 해안선의 길이를 비교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1910년대 7560㎞에서 현재 5620㎞으로 1900㎞(26%)의 해안선이 줄어들었으며 동·남해안에 비해 서해안의 감소폭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주요 도서를 포함한 1910년대 서해안의 굴곡도는 9.70으로 8.54인 남해안에 비해 더 복잡하였으나 오늘날에는 5.24로 7.89인 남해안에 비해 단순해진 것으로 조사됐다.굴곡도의 숫자가 높을수록 해안선이 복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서·남해안의 해안경관은 고유특성이 점점 사라져 획일화되고 있고 사구나 갯벌과 같은 생태적 점이지대(지리적 특성이 다른 두 지역 사이의 경계지대)의 감소경향이 뚜렷해 경관유형에 따라 보전 목표를 다르게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립환경과학원은 암석해안과 모래해안이 잘 발달한 동해안에서는 석호와 해안단구 경관의 유지를,간석지가 널리 나타나는 서해안에서는 갯벌과 해안사구의 보전을,큰 반도와 도서·만으로 이루어진 남해안에서는 굴곡진 해안과 사주섬,습지,활엽수림 보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모래나 자갈 등 해안 구성물질의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해야 하며 해안침식을 고려하는 동시에 유형에 맞는 경관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또 순천만을 비롯한 지역별 사례연구를 통해 남해안 지역의 경관변화과정을 공개했다.습지로 유명해진 순천만 지역도 현재의 갯벌 면적은 20세기 초에 비해 3분의 2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사라진 대부분의 습지는 농경지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또한 자유곡류형태로 순천만으로 유입하던 이사천과 동천의 물길 중 아직까지 이사천의 옛물길이 구불구불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보전 및 복원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남해도의 물건리 해안에는 푸조나무,팽나무,느티나무 등의 활엽수림으로 구성된 어부림이 있는데 굵은 자갈이 쌓인 희귀한 경관으로 연구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과학원 관계자는 “또한 상주해안의 해안림도 물건리해안과 함께 지난 세기 동안에 큰 경관변화 없이 잘 보전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