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원룸 월세 찾기 '하늘의 별따기'
서울 강남 테헤란로 근처로 직장을 옮긴 김모씨(32)는 회사 근처에서 혼자 살 원룸과 오피스텔을 구하려다 포기했다. 값도 비쌌지만 물건 자체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한 달 정도 찾아다니다 포기하고 송파구 외곽에 방을 얻었다. 주택 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강남 지역에서 원룸 · 오피스텔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강남 역세권 지역 중심으로 1인 세대가 살기 적합한 소형 주택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이 뒷받침 되지 못해 품귀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역삼역 강남역 등 지하철 2호선 역사 주변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강남역 인근 A공인중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원룸이나 오피스텔 월세 구하기가 부쩍 힘들어졌다"며 "물건을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이 워낙 많아 나오는 즉시 계약이 체결된다"고 전했다.

수요가 많다 보니 월세 가격도 크게 치솟고 있다. 평균 70만~80만원이었던 소형 오피스텔(33㎡ 내외) 월세가 최근 90만~100만원 선으로 뛰었다. 60만원 이하 월세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역삼역 인근 직장에 다니는 이모씨(30)는 "집주인이 지난달부터 5만원씩 월세를 올려달라고 요구했다"면서 "원룸 구하기가 워낙 어려워 이사할 엄두가 나지 않아 올려줬다"고 말했다. 역삼역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월세가 지난해에 비해 20%가량 올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강남에서는 단독주택을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다가구로 바꾸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소형주택 수요는 오피스텔로도 몰려 최근 분양되는 오피스텔들은 높은 청약률을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도 앞다퉈 강남지역 오피스텔 분양에 나서고 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