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대포 행진이 무섭다.

중심 타선의 한 방에 무너지는 상대 투수가 허다하다.

롯데는 10일 넥센과 경기에서 이대호와 강민호가 2방씩 터뜨리는 등 홈런 5방을 몰아쳐 10-5로 쉽게 이겼다.

이날까지 터뜨린 팀 홈런은 76개로 8개 구단 중 부동의 1위.
2위 두산보다도 14개가 많고 가장 적은 KIA(38홈런)보다는 무려 2배를 더 때렸다.

홈런 선두 최진행(16개.한화)에 이어 카림 가르시아와 홍성흔이 15개로 공동 2위에 올랐고 이대호(14개)와 강민호(12개)가 각각 랭킹 4위와 공동 5위를 달리는 등 중심타자 4명이 홈런을 주도하고 있다.

60경기 중에서 한 경기에 홈런 3개 이상을 때린 적이 9차례나 될 정도로 한 번 터지면 연쇄폭발한 경우가 많았다.

지난달 26일 두산과 경기에서는 무려 6방을 스탠드에 꽂았고 5월4일과 6월5일에는 대구구장에서 삼성을 제물로 각각 4방의 아치를 터뜨렸다.

롯데는 산술적으로 시즌 후에는 168개까지 기록할 수 있어 팀 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도 갈아치울 기세다.

롯데가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렸던 해는 1999년으로 145개를 남겼다.

특히 168개를 때린다면 두산, LG, SK 등 소위 3만명 가까이 수용할 수 있는 구장을 보유해 '빅 마켓' 구단으로 불리는 팀 중 가장 많은 홈런을 남기게 된다.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홈런은 삼성이 이승엽(34.요미우리) 일본 진출 직전인 2003년 세운 213개다.

그러나 구장 규모가 작은 '대구구장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했다.

빅 마켓 구단 중에서는 SK가 2002년 158개로 가장 많이 대포를 가동했다.

'소총부대'로 유명했던 롯데가 대포군단으로 탈바꿈한 건 미국식 '롱 볼'을 지향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2008년 부임 후 찬스에서 적극적인 타격을 주문했고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스윙도 커졌다.

2007년 76개에 불과했던 홈런은 2008년 93개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21개로 증가했다.

이대호, 가르시아 쌍포에 올해는 홍성흔이 가세하면서 수치가 더 늘었다.

작년 자유계약선수(FA)로 롯데와 계약한 홍성흔은 정확하게 맞히는 데 주력했으나 올해는 로이스터 감독의 철학을 이해하고 파워를 길러 어퍼스윙에 가까운 형태로 궤적을 조정했다.

벌써 15방이나 쏘아 올려 두산에서 뛰던 2002년 작성한 개인 최다홈런(18개) 경신을 눈앞에 뒀다.

한편 1990년대 후반 두산에서 강력한 화력을 자랑했던 '우(타이론 우즈)-동(김동주)-수(심정수)' 트리오에 필적한다는 평가를 받는 홍성흔(68타점)과 이대호(48타점), 가르시아(50타점)는 벌써 166타점을 합작, 홈런과 타점에서 '롯데 천하'를 이끌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