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 간 차이로 나란히 공개된 애플의 아이폰4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양 측이 각각 기존에 부족했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강화하는 전략을 펴 눈길을 끈다.
아이폰4는 기존 모델에 비해 하드웨어가 몰라보게 개선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애플이 직접 설계한 A4 칩을 장착했고, 배터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늘려 통화는 7시간, 브라우징은 6시간, 비디오 감상은 10시간, 음악 감상은 40시간 동안 할 수 있다.

단말기 두께는 9.3mm로 아이폰3GS보다 24% 얇아졌고, 9.9mm의 갤럭시S보다도 얇아 슬림 전쟁에서 앞선다. 두께는 얇아졌지만 외부충격을 보강하기 위해 플라스틱에 비해 30배 가량 단단한 강화유리를 채택했다.

다소 생소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픽셀양을 4배로 확대, 텍스트를 보다 선명하게 구현하고 인치당 326픽셀로 인간의 망막으로 구별할 수 있다는 ppi(pixels per inch; 인치당 픽셀) 한계를 구현하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는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OLED)보다도 나은 화면을 제공한다”며 “이것이 표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후면 두 대의 카메라를 장착해 앞면으로는 사용자 본인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고, 뒷면으로 나머지 촬영을 가능하게 했다. 전면 카메라를 통해 그동안 아이폰 사용자들의 요청이 높았던 영상통화도 지원한다.

카메라 화질 역시 기존 300만 화소에서 5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 해 HD(고화질)급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도록 했다. 또 5배의 줌인 및 아웃 기능에 LED 플래시를 장착해 어두운 곳에서도 사진 촬영을 원활히 하도록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스펙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을 감안한 듯 갤럭시S에서는 소프트웨어, 즉 콘텐츠 부문을 대폭 강화했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양적인 측면에서도 빠른 속도로 콘텐츠를 늘려가고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적으로 우수한 콘텐츠를 확보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갤럭시S는 실제로 애플 앱스토어에 비해 숫적으로 부족한 안드로이드 마켓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꼭 필요한 ‘생활 친화형’ 애플리케이션(앱, 응용프로그램)을 기본 탑재 또는 설치파일 형태로 제공한다.

교보문고의 전자책을 볼 수 있는 ‘교보 eBook’, 원하는 지역의 날씨를 CCTV로 직접 확인할수 있는 ‘날씨’, 실제 거리 모습을 볼 수 있는 ‘로드뷰’ 기능의 Daum지도, 콘텐츠 공유를 위한 ‘AllShare’ 등의 앱을 탑재했다.

12개 신문사의 뉴스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종합 포털형 앱 ‘온 뉴스’, 시간별 일정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캘린더 시계’ 일기장·메모 기능에 사진, GPS 위치정보, 날씨까지 저장되는 ‘미니 다이어리’ 등도 이용이 가능하다.

갤럭시S는 이밖에도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인 ‘삼성 앱스’를 통해 증강현실(AR) 위치 정보를 제공하는 ‘아루 아루(ARoo ARoo)’, 통합 입시교육 ‘스마트 엠 스터디’, ‘서울시 공식 교통 정보’, 농·축산물 이력조회가 가능한 ‘안전한 먹거리’, ‘얼굴인식 관상’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구글 검색, 지도, Gmail, 유튜브(youtube), 안드로이드 마켓(Android Market), 토크, 캘린더 등 다양한 구글의 모바일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이폰과 갤럭시S 모두 이전 제품에서 부족하다고 지적됐던 부분들을 보완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러나 “아이폰4에서 강화된 하드웨어 기능은 최근 출시되고 있는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상당 부분 가능한 것들이고, 갤럭시S가 내세우고 있는 앱 역시 아이폰과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결국 애플의 강점은 소프트웨어로 대변되는 방대한 콘텐츠에 있고, 삼성전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강의 하드웨어를 만들어 낸다는 기존 공식이 깨진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