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삼성의 첼시 사랑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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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팀 英리그 우승…홍보 대박
선수육성·사회체육 저변 넓혀야
선수육성·사회체육 저변 넓혀야
우리나라는 서울올림픽에 이은 2002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통해 스포츠 강국 대열에 올라섰다. 사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 사교모임에서 정치논쟁이나 연예인 스캔들을 화제로 내놓으면 왕따가 되기 십상이다. 맥주와 와인 등의 기호품에서 시작해 유럽에서는 축구와 자동차 경주,미국에서는 풋볼 야구 농구 등의 스포츠를 주제로 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사교 전략이다.
상품 수출과 공사 수주를 위해 해외에서 살다시피했던 우리 기업인들은 스포츠가 국가 이미지 개선의 비책임을 간파하고 국제대회 유치를 위해 사재까지 동원했다. '이익 되는 일'에는 초인적 추진력을 보였던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이 선두에 나서 서울올림픽과 월드컵 유치를 기적같이 성사시켰다. 서울올림픽과 월드컵은 '전쟁 폐허'로 각인된 한국의 이미지를 '화려한 스포츠 축제 개최국'으로 바꾸는 전기가 됐다. 스포츠 강국의 이미지가 전자제품 자동차 선박 등 초우량 제품으로 연결되면서 우리 기업의 시장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됐다.
삼성 LG 현대 · 기아차 등 우리 대표기업은 유럽 프로축구단 스폰서 계약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영국 프로축구단 첼시의 스폰서인 삼성은 첼시가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함으로써 광고효과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첼시의 주공격수인 득점왕 드록바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코트디부아르가 아프리카대륙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한다면 삼성 로고를 가슴에 새긴 사진이 세계를 뒤덮게 되는 홍보대박도 예상된다.
현대 · 기아차도 2000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과 공식 파트너 계약을 맺고 2014년 남미 월드컵까지 후원할 계획이다. 현대 · 기아차는 축구의 역동성을 자동차의 동력과 연계시키는 컨셉트로 광고효과를 유인하고 있다. 두 차례나 아쉽게 놓친 평창 동계올림픽을 2018년에는 반드시 유치하기 위해 IOC위원 자격을 회복한 이건희 삼성 회장과 유치위원장인 조양호 한진 회장의 활약에도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피겨의 김연아와 스피드 스케이팅의 모태범,이상화,이승훈 선수의 세계를 감동시킨 금메달도 득표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수한 스포츠팀을 유지하려면 지속적인 선수 양성이 필수적 과제다. 우리나라 중 · 고교 및 대학의 선수 양성 여건은 매우 열악하다. 학교의 재정지원이 부족해 학부모의 주머니를 털고 있고, 대학입시와 관련된 금품수수 비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학업과 운동의 병행에도 어려움이 따라 수업결손 문제가 계속 제기된다. 미국이나 일본의 일부 종목은 대학 졸업을 프로팀 입단 필수조건으로 정해 선수들의 정상수업을 강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입단에 학력제한이 없기 때문에 중 · 고교와 대학교육이 파행적으로 운영된다. 최근 일정 수준의 성적 유지를 대회출전 조건으로 정하는 규제도 도입했는데 이는 편법적 성적 부여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중 · 고교나 대학 운동팀에 대해 별도의 학급이나 강의를 개설하고,기업체 후원금 및 학교예산으로 충분한 훈련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국가대표와 프로선수가 중심이 되는 엘리트 스포츠와 함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체육도 활성화시켜야 한다. 스포츠 저변 확대를 통한 국민건강 증진과 홍보활동을 통한 기업성장을 매개로 '월드컵 열기'를 국가발전 에너지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만우 고려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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