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국내서 국제적 이벤트 열릴 때마다 도발"

노무라증권은 4일 북한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노무라 런던지사의 알라스타 뉴턴 국제정치 담당 이코노미스트와 노무라 홍콩 지사의 권영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북한-거울을 통해 어렴풋이(North Korea: Through a Glass Darkly)'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과거 경험에 비춰 볼 때 북한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서해상에서 남북 대치, 미사일 발사, 3차 핵실험 강행 등과 같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국내서 88올림픽이 열리기 전인 1987년과 월드컵이 개최된 2002년 대한항공 여객기를 폭파하고, 서해상에서 기습 공격을 감행한 전력이 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이 중기적으로 미국과 협력해 북한을 6자 회담장으로 복귀시키려는 노력을 하겠지만, 6자 회담이 재개된다고 해도 북한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양보나 사과 없이 혜택만 받으려는 전술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이 미국과 한국으로부터 공격받을 가능성을 북한 주민에게 강조해 내부 체제 단속에 활용하는 한편, 어떤 경우에도 핵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어 가까운 시일 내 북한 체제가 붕괴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북한 주민들이 정보 면에서 여전히 외부 세계와 격리돼 있고, 김정일 사망 시 일반 주민들이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와 마찬가지로 슬픔과 조문 분위기에 휩싸이게 되면 북한의 권력 이양이 원활하게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북한 체제가 오랜 기간 유지되기도 어렵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김정일의 3남인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한다고 해도 아직 나이가 어리고 통치 능력도 검증되지 못한 상태라 군부 내 파벌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고, 김정일 사망 이전에라도 군부 쿠데타 발생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우며, 북한을 중국의 통제 하에 두고자 중국이 북한 체제의 변화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급격한 북한체제 붕괴나 준비되지 못한 남북통일은 한국에 막대한 통일 비용을 초래할 수 있고 체제 붕괴시 통제되지 못한 북한 군부가 예상치 못한 도발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1990년 독일 통일의 경험에 비춰볼 때 남북한의 통일비용이 상당히 클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통일 이전 동독의 1인당 소득이 서독의 33% 수준인데 반해 북한은 남한의 7%에 불과해 독일식 '1국가 1체제' 통일방식은 한국이 상당한 통일비용과 이에 수반하는 저성장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 방식보다는 중국-홍콩과 유사한 '1국가 2체제' 방식으로 통일하는 편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 지역에 양호한 기업 경영환경과 생산성에 근거한 임금 책정, 고용 기회 창출을 가능케 해 한국으로의 난민 유입을 막을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기술력과 북한의 노동력 결합을 통한 강력한 경제력 확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luc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