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이 시공사 선정 조건으로 '무상지분율 160% 이상'을 내세웠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최근 대의원 회의를 열어 평균 무상지분율 160% 이상을 제시하는 곳만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인근 고덕주공6단지가 무상지분율 174%를 제시한 두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무상지분율 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무상지분율이란 추가 분담금 없이 입주할 수 있는 신축평형을 대지지분으로 나눈 비율로 높을수록 조합원 수익도 커진다.

둔촌주공 조합 측이 이 같은 조건을 내걸자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을 기다리고 있던 건설사들이 당황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분양가를 3.3㎡ 당 3000만원 이상 받아야 무상지분율을 충족시킬 수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불투명한데다 3000만원 이상에서는 분양에 성공할 자신이 없어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재건축사업 진입을 적극 시도하고 있는 건설사들이 공격적으로 응찰할 가능성이 높아 입찰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기존에는 현대건설컨소시엄(현대 · GS · 롯데)과 삼성물산컨소시엄(삼성 · 대림 · 현대산업)이 입찰을 준비해 왔다.

둔촌주공은 총사업비가 4조원에 달하는 강동권 최대 사업장이다. 조합은 다음 달 14일까지 시공사 입찰 서류 접수를 마감하고 오는 7월 초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