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9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20일 조사결과 발표 때 (북한이 관련된)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증거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1.5m 크기의 어뢰 뒷부분 동체를 수거해 내부에서 숫자와 한글이 조합된 '1호'란 단어가 적혀 있는 것을 식별했다"며 "합조단이 북한 소행의 결정적인 물증으로 이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20일 천안함 사고 최종 결과를 발표할 때 이 같은 내용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에 사용한 중국제 개량 어뢰와 프로펠러의 일련번호,잠수정의 이동경로 등이 증거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 · 군 합동조사단 정보분석팀 관계자는 "북한 잠수정 2대가 엔진을 거의 끄다시피한 상태로 기동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으며,그중 한 대는 대기하고 나머지 한 대가 천안함에서 10㎞가량 떨어진 곳에서 중국제 魚-3G를 개량한 음향어뢰를 발사해 천안함 3~4m 아래에서 수중 폭발시켰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근거리에 있던 초계함인 속초함(1200t급)이 이 잠수정을 뒤따라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천안함 침몰 사고 당일인 지난 3월26일 오후 조류가 북에서 남으로 흘렀으며,천안함 피격 방향 등을 종합했을 때 북한 잠수함(정)이 서해 NLL 아래 쳐 있는 어선 그물 등을 피해 공해를 돌아 서쪽에서 침투했다"고 설명했다.

합조단은 지난달 29일 천안함 사고 원인 중간 발표에서 천안함이 '비접촉 외부 충격'(버블제트)으로 침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군 당국은 버블제트에 의한 천안함 침몰에 대해 구체적인 물증을 속속 확보하면서 20일 있을 최종 결과 발표에 자신감을 보였다. 천안함을 침몰시킨 어뢰는 북한이 1990년대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魚-3G'를 개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조사 결과 발표에는 미군 등 국제 전문가도 배석할 예정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