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재소집..확정할 듯
융커 "유로화 여전히 신뢰할만한 통화"


17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 7천500억유로에 이르는 재정안정 메커니즘의 기술적 세부사항이 확정되지 못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러나 EU예산지침을 위반한 국가들에 대한 신속한 규제절차 이행 등을 담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개혁안을 추후 협의키로 합의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 겸 룩셈부르크 총리는 이날 밤늦게까지 회의를 주재하고 나서 자정을 넘겨 기자회견을 갖고 "재정안정 메커니즘의 기술적, 법적 세부사항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제금융 기금을 관리할 특수목적법인(SPV)이 어떻게 구성되고 운용될 것인지 등 세부사항이 완성되기까지 시장에서는 이 메커니즘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된다.

융커 총리는 그러면서 "오는 21일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다시 모일 것이며 그때 세부사항이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의견차이보다는 기술적인 문제들에 더 가깝다"며 영국과 프랑스 양국의 견해차 때문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일부 관리들의 말을 일축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그러나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융커 총리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한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ㆍ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조만간 세부사항이 확정될 것"이라면서 재정안정 메커니즘은 다른 회원국이 '문제 회원국'의 채무를 보증하는 형식으로 될 것이라는 정도만 확인했다.

융커 총리는 또 '위험 국가'로 꼽히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문제와 관련해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발표한 추가 재정긴축안에 만족한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내달 7일 정례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이들의 재정긴축안에 대해 공식으로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그는 이와 함께 "유로화는 여전히 신뢰할 만한 통화"라고 강조, 유로화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하려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회의에서 재무장관들은 앞서 EU집행위원회측이 자신들의 요청에 따라 제시한 일부 개혁안에 대해서도 향후 협의키로 했다.

EU 집행위측은 최근 거시경제적인 차원의 회원국 예산을 사전에 유럽 차원에서 협의하도록 하는 방안과 EU 예산지침을 위반한 국가들에 대해서는 보다 신속한 규제절차를 밟도록 하는 개선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유럽연합(EU)의 관계법안이 17일 주요 관문인 유럽의회 경제재정위원회를 통과했다.

경제재정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회의에서 관련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3, 반대 11, 기권 3표로 통과시켰다.

프랑스의 장-폴 고즈 의원이 발의한 이번 법안은 당초 유럽 헤지펀드 업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런던의 위상을 고수하려는 영국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해 적잖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고즈 의원은 이번 법안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투명성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실물경제에 도움이 되는 만큼 금융산업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법안취지를 설명했다.

헤지펀드는 그동안 채무에 대한 베팅으로 그리스 채무위기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사모펀드 역시 독일의 좌익 정치인들로부터 기업 자산을 빼앗아가는 `메뚜기'처럼 행동한다는 비난을 산 바 있다.

(브뤼셀.스트라스부르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