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교토식 경영' 배우기 열풍] (7) 교토 창의성의 상징 '시구레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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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가 권력 생각할때 오사카가 뭘 내다팔려고 할때
교토는 구석에서 엉뚱한 걸 만든다
교토는 구석에서 엉뚱한 걸 만든다
일본 교토 북서쪽의 작은 마을 사가노에 있는 전통문학 박물관 시구레덴(時雨殿).정문을 통과하면 기모노를 입은 안내원이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를 하나씩 나눠준다. '박물관에서 웬 닌텐도DS…?' 의아함을 갖고 전시실로 들어서자 바닥에 깔린 70개의 45인치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이 눈을 잡는다. 화면 위에 올라서면 LCD 전체가 교토시 위성지도로 바뀐다. 동시에 DS 화면에는 검색창이 뜬다. 교토의 명소 긴카쿠지(금각사)를 선택했더니 LCD 화면에 새 한 마리가 나타나 그곳으로 안내했다.
일본의 게임기 업체 닌텐도가 교토시에 20억엔(약 240억원)을 기증해 2006년 완공한 이 박물관을 둘러보면 닌텐도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한다. DS를 통해 일본 전통 시(詩)도 익히고,시의 내용으로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시구레덴 문화재단의 야마구치 기미오 대표는 "시구레덴에 투입된 기술은 간단한 적외선 센서와 휴대용 게임기,LCD가 전부"라며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이를 응용한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교토 기업의 특징 중 하나는 풍부한 창의성이다. 그 창의성은 교토 사람들의 기질과 연결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일본엔 이런 말이 있다. "도쿄 사람은 어떻게 하면 권력을 잡을까만 생각한다. 오사카 사람은 뭘 내다 팔면 장사가 될까를 고민한다. 그럴 때 교토 사람은 한 구석에서 엉뚱한 것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 교토 사람들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말이다.
창의적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적 게임회사가 된 닌텐도가 교토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1889년 화투를 만들며 시작한 닌텐도는 1980년대 오락실용 '동키콩'과 가정용 '패미콤',휴대용 '게임보이' 등에 이어 2000년대 닌텐도DS와 위(Wii)를 대히트시켰다. 닌텐도를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올린 DS와 위는 모두 첨단 기술이 사용된 게 아니다. 범용 기술을 이용한 게임기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미한 게 포인트다.
닌텐도 DS는 단순 게임뿐만 아니라 영어 학습,지능 개발 등 교육적인 게임 타이틀을 개발해 게임기에 대한 부모들의 저항감을 최소화했다. 위는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운동 삼아 즐길 수 있는 게임기라는 게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닌텐도의 개발본부장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는 "DS와 위의 성공은 게임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의 결과"라고 말했다. "10여년 전부터 일본에선 게임 인구가 줄면서 회사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위기감에 휩싸여 그동안 게임을 하지 않던 어른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래서 탄생한 게 터치펜으로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는 'DS'와 온 가족이 거실에서 즐길 수 있는 '위'다. "
그는 "게임기는 생필품이 아니어서 고객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며 "그런 위기의식이 혁신적 제품을 탄생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으로부터 버림받지 않기 위해,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 창의성의 촉매제가 됐다는 얘기다.
교토=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
일본의 게임기 업체 닌텐도가 교토시에 20억엔(약 240억원)을 기증해 2006년 완공한 이 박물관을 둘러보면 닌텐도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한다. DS를 통해 일본 전통 시(詩)도 익히고,시의 내용으로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시구레덴 문화재단의 야마구치 기미오 대표는 "시구레덴에 투입된 기술은 간단한 적외선 센서와 휴대용 게임기,LCD가 전부"라며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이를 응용한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교토 기업의 특징 중 하나는 풍부한 창의성이다. 그 창의성은 교토 사람들의 기질과 연결돼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일본엔 이런 말이 있다. "도쿄 사람은 어떻게 하면 권력을 잡을까만 생각한다. 오사카 사람은 뭘 내다 팔면 장사가 될까를 고민한다. 그럴 때 교토 사람은 한 구석에서 엉뚱한 것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 교토 사람들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말이다.
창의적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적 게임회사가 된 닌텐도가 교토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1889년 화투를 만들며 시작한 닌텐도는 1980년대 오락실용 '동키콩'과 가정용 '패미콤',휴대용 '게임보이' 등에 이어 2000년대 닌텐도DS와 위(Wii)를 대히트시켰다. 닌텐도를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올린 DS와 위는 모두 첨단 기술이 사용된 게 아니다. 범용 기술을 이용한 게임기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미한 게 포인트다.
닌텐도 DS는 단순 게임뿐만 아니라 영어 학습,지능 개발 등 교육적인 게임 타이틀을 개발해 게임기에 대한 부모들의 저항감을 최소화했다. 위는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운동 삼아 즐길 수 있는 게임기라는 게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닌텐도의 개발본부장 미야모토 시게루 전무는 "DS와 위의 성공은 게임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의 결과"라고 말했다. "10여년 전부터 일본에선 게임 인구가 줄면서 회사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위기감에 휩싸여 그동안 게임을 하지 않던 어른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래서 탄생한 게 터치펜으로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는 'DS'와 온 가족이 거실에서 즐길 수 있는 '위'다. "
그는 "게임기는 생필품이 아니어서 고객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며 "그런 위기의식이 혁신적 제품을 탄생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으로부터 버림받지 않기 위해,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 창의성의 촉매제가 됐다는 얘기다.
교토=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