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 시공사로 무상지분율을 가장 높이 제시한 두산건설이 선정됐다. 조합원들이 아파트 브랜드보다 실리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고덕주공2단지 조합원들이 낮은 무상지분율을 이유로 시공사 선정 총회를 무산시킨 데 이어 고덕주공6단지도 무상지분율을 토대로 시공사를 결정함에 따라 무상지분율이 재건축사업 수주전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건설사들의 수주경쟁으로 무상지분율이 높아져 수익성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강동구 고덕주공 둔촌주공,강남구 개포주공 등 강남권 5층짜리 재건축 추진 아파트들의 가격도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브랜드보다 실리

고덕주공6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15일 오후 2시 강동구민회관에서 총회를 열고 두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 단지에는 두산건설,대우건설,현대 · 포스코건설 컨소시엄 등이 사업수주를 위해 경쟁을 벌여왔다. 조합 관계자는 "무상지분율이 시공사 선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이 제시한 무상지분율은 두산건설 174%,현대 · 포스코건설 컨소시엄 151%,대우건설 162% 등이었다.

무상지분율이란 추가 분담금을 내지 않고 새 아파트로 옮겨갈 수 있는 평형을 기존 아파트 대지지분으로 나눈 비율로 높을수록 수익성이 좋아진다.

공공관리제 시행(7월15일) 이전에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인 고덕주공5 · 7,둔촌주공 등 강남권 주요 저층 재건축 단지에서도 높은 무상지분율을 제시한 건설업체가 시공사로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무상지분율이 낮아 고점 투자자들의 마이너스 수익이 예상되던 고덕주공2단지 조합원들이 시공사 선정 총회를 무산시킨 데 이어 고덕주공6단지에서도 무상지분율이 시공사 선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다.

고덕주공3 · 4,고덕시영 등 2002년 이전에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에서도 높은 무상지분율을 약속하지 않으면 시공권 가계약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조합원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S건설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140% 이상의 무상지분율을 제시하는 것은 적자를 보고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남발한 시공사들이 나중에 은근슬쩍 조건을 변경하거나, 시공비를 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다"고 지적했다.

◆강남권 저층 재건축 단지 반등?

높은 무상지분율에 대한 기대감으로 5층짜리 저층 재건축 단지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고덕주공6단지 60㎡(18평형)는 지난달 초 5억3000만~5억4000만원이었으나 현재 5000만~6000만원 오른 5억8000만~6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고덕주공6단지 인근 서문경이 아침공인 사장은 "시공사 선정을 앞둔 인근 고덕주공5단지 등도 기대감으로 2000만~3000만원 정도 올랐다"며 "보름 전부터 매수문의 전화가 다시 늘어났고 하루 2~3건씩 상담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과 삼성물산 주축의 컨소시엄이 치열한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강동구 둔촌주공에도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연초 6억8000만원까지 갔다 지난달 6억원까지 떨어졌던 53㎡(16평형)는 최근 6억1000만~6억2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강동구 둔촌동의 이주철 드림공인 대표는 "매물을 내놓았던 집주인들에게 전화해 다시 확인하면 4월 최저가 수준에는 팔 수 없다고 한다"며 "추격 매수세는 아직 없지만 급매물이 없어지고 호가가 소폭 높아진 점에 비춰 단기 바닥은 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에서도 저가 매물이 속속 소화되고 있다. 호가가 오르지는 않았지만 일부 발빠른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개포동 정애남공인중개의 정애남 대표는 "6 · 2 지방선거가 끝나고 개포지구 용적률이 확정되면 재건축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급매물을 사들이고 있다"며 "이들은 더 떨어져도 1000만~2000만원 정도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