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가 김진표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경기도지사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단 0.96%차였다. 선거인단을 1만5000명 모집했으니 150명 때문에 떨어진 셈이다. 경기도지사에 2번 후보를 못 내게 된 민주당은 경기도는 물론 수도권 선거전략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두 후보는 13일 경기도 수원 문화의전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 결과 유 후보가 50.48%로 김 후보(49.52%)보다 0.96% 앞서 단일후보가 됐다고 발표했다. 예상대로 선거인단 경선은 김 후보가 52.07%로 유 후보(47.93%)를 5%가량 이겼지만 여론조사에서 유 후보가 53.04%로 김 후보(46.96%)를 6%가량 앞선 것.결국 인지도가 승패를 갈랐다는 평가다.

김 후보는 깨끗하게 결과에 승복했지만 당혹감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후보는 "제가 도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찾아서 유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지금 이 순간 제 마음 속에는 기쁨보다 두려움이 앞선다. 선거인단이 누구를 지지하셨든 그분들의 마음을 잘 받들겠다"며 "꼭 한나라당을 이겨서 6월2일 저녁에는 승리의 기쁨을 같이 나눌 수 있게 하겠다"고 승리 의지를 다졌다. 이어 "고 김대중 노무현 두분 대통령님이 만약 이 광경을 보셨으면 기득권에 집착하지 않고 대의에 따라 작은 신생정당과의 후보단일화 경선을 받아들인 민주당과 김 후보를 특별히 칭찬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충격에 휩싸였다. 정세균 대표는 발표 직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기득권을 완전히 포기하면서 후보단일화를 이뤄낸 것은 국민의 뜻을 받든 것"이라며 "민주당은 단일후보로 확정된 유시민 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500명이 넘는 민주당의 경기도 지역 후보들의 우려가 만만찮다. 민주당 소속 경기도의 한 중진의원은 "천안함이 아니라 민주당이 어뢰를 맞은 격"이라고 표현했다.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광역 · 기초의원을 모두 2번으로 찍어달라는 '줄투표'를 호소할 수 없게 돼서다.

우상호 대변인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 아직 당 차원의 선거대책 수정은 없고 14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아마 기초단체장은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아 큰 걱정을 안하지만 광역의원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수원=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