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럽발(發) 재정위기 악재 완화에 힘입은 반등장에서는 어떤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할까.

13일 코스피 지수는 3거래일 만에 반등, 장중 1690선을 회복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오전 11시4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57% 오른 1689.19를 기록 중이다.

스페인의 150억원유로 규모 긴축안, 포르투갈의 성공적인 국채 발행 소식 등으로 남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가 다소 완화되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경기회복 기대를 바탕으로 미국 증시가 호조를 보였다는 소식 역시 힘을 보탰다.

증권업계에서는 남유럽발 악재 완화와 함께 한국 증시로 외국계 자금 유입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외국인 매매 추이에 비춰 점차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외국인은 11시4분 기준 172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 중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2일 4077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삼성생명 매도분(4540억원)을 제외하면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지난 11일에도 15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바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을 보면 외국인들이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국내증시에 매도공세를 펼친 것은 유럽계 자금으로 파악되는데, 남유럽발 위기가 큰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유럽계 자금의 매물이 감소하고 (외국인 투자자가) 재차 진입 시기를 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초점] 유럽발 악재 완화…관심업종은?
양창호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위험자산 선호현상에 막혀 외국인 투자자들이 마치 우리증시를 떠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넘쳐 나는 돈은 결국 제자리를 찾아 가야 하는 것이 순리"라며 "재정위기 문제가 주로 선진경제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유동성이 돌아오는 자리는 신흥시장 경제쪽이 될 전망이고, 특히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상위권인 한국 주식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남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해 출구전략 시행 시기가 지연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글로벌 정책당국자들의 대응과정에 비춰 앞으로 위기의 진원지와 위기를 겪은 지역의 정책 당국자들은 상당 기간 경기에 대한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반영해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유동성 과잉 상황이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래 유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양 애널리스트 역시 "유럽발 재정위기가 리먼 브러더스 사태처럼 극심한 글로벌 신용경색을 불러와 실물부문까지 타격을 줄 정도의 일은 아니며 구제기금과 같은 시의적절한 응전을 통해 재정위기 확산을 막는 쪽으로만 마무리되면 반대급부로 저금리라는 즐거운 상황을 좀 더 향유해도 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IT(정보기술), 자동차 등 주도주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들 업종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회복 신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고, 근본적으로 재정적자 문제가 경제의 성장과정에서 해결될 것"이라며 "주요 산업의 가동률과 설비투자 압력을 감안하면 자동차·반도체·전자부품· IT 설비업종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당분간 상승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오 팀장은 "세계정책 당국자들이 유동성을 회수하는 정책에 대해 더욱 신중해질 가능성이 높고 유럽정책 당국자들이 유동성 공급을 시작했기 때문에 미국 경기 모멘텀의 연착륙만 반영하면 하반기 주식시장이 긍정적인 흐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포트폴리오에서 IT와 자동차를 중심에 놓고, 금융주의 경우 코스피 지수와 상대주가를 고려해 트레이딩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포트폴리오의 β(베타· 변동성 지표)를 낮추고자 한다면 매출이 증가하는 내수주를 담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