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증시 상장으로 삼성그룹 내 금융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가 삼성증권에 "차별성이 없다"며 쓴소리를 하고 있어 주목된다.

KB투자증권은 13일 보고서에서 삼성증권이 지난 4분기(2010년 1~3월)에 큰 폭의 실적 증가세를 보였음에도 불구, "수익 차별화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며 다소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이 증권사 박선호 연구원은 "삼성증권이 자산관리 부문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펀드시장의 성장이 정체 상태여서 경쟁사와 수익 차별화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랩어카운트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본격적인 모멘텀(주가상승 동력)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2006년 이후 저점 수준인 PBR(주가순자산비율) 1.5배까지 낮아졌지만, 증권업계 전체로 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저평가 매력도 크지 않다고 봤다.

그는 "증권사의 실질적인 수익 창출원이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이자손익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차별화가 어렵다"고 했다.

이에 앞서 대우증권도 전일 지분법 손실과 보유채권의 이율 하락 등을 반영해 올해와 내년 삼성증권의 수익 추정액을 기존 대비 각각 8.4%와 11.6%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도 '단기매수(Trading Buy)'로 한 단계 낮춰 잡았다고 밝혔다.

정원길 연구원은 "현재 증권업종의 PBR이 1.1배에 근접했는데 이 수준에서는 반등에 여지가 높다"면서도 "저금리와 직접투자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속에서 삼성증권을 먼저 사야 한다고 보지는 않다"고 했다.

정 연구원은 "삼성증권 이외에 다른 증권사들도 자산건전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위기의 국면에서 더이상 독점적인 대안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러스투자증권도 전일 투자심리 위축으로 리테일(소매) 영업과 자산관리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삼성증권에 대한 투자의견 '보유'를 제시했다.

원재웅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 탓에 삼성증권이 홍콩법인과 시너지효과를 단기간에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현 상황에서 브로커리지에만 의존하는 증권사보다 우리처럼 사업구조가 안정적인 회사가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며 "애널리스트의 분석이 항상 맞는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반박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