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등 통신주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에 최근 상당한 프리미엄(웃돈)이 붙어 주목된다. 원주와 해외 DR 간 가격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DR 프리미엄은 外人 지분한도 채운 탓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SK텔레콤의 DR(주식전환비율 1대 9)는 17.38달러, KT의 DR(주식전환비율 1대 2)는 20.89달러에 마감했다.

SK텔레콤의 원주 종가가 전일 16만9000원, KT는 4만58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해외 DR에 각각 5.86%와 4.33%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특히 SK텔레콤의 해외 DR는 최근 한달 간 5% 내외의 프리미엄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원주와 해외 DR의 가격차가 보통 2%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DR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거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해당 주식을 담보로 해외에서 발행하는 유통증권이다. 따라서 원주와 해외 DR의 가격은 결국 수렴하게 되어 있다.

실제 통신주를 제외한 KB금융(1.49%) 신한금융지주(1.55%) LG디스플레이(1.28%) 포스코(1.96%) 등 주요 해외 DR는 원주와의 차이가 1%대에 불과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이 SK텔레콤과 KT의 지분보유 한도 49%를 모두 채워 대안으로 해외 DR을 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론상 웃돈 1% 이상이면 차익거래 가능"

해외 DR이 원주보다 비싸게 거래될 경우 주식을 빌려 DR로 전환한 뒤 높은 가격에 파는 차익거래가 가능하다. 주식을 빌리는 수수료와 DR 전환 수수료, 거래 비용 등을 모두 합쳐도 전체 거래대금의 1% 가량에 불과하다.

이론상 프리미엄이 1% 이상이면 차익거래를 노려볼만 하다는 얘기다. 해외 DR과 원주의 가격 차이가 보통 1% 내외로 유지되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진창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기금 등 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대량으로 빌리기가 힘들기 때문에 차익거래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해외 DR에도 상당한 웃돈이 붙었다"며 "물량만 확보하면 차익거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