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분기 호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 효과'와 외국인 복귀로 나흘만에 강한 반등에 성공하며 1740선을 회복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14(0.76%) 오른 1741.5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미국증시 상승 소식에 전날보다 13.90포인트(0.80%) 오른 1742.32로 출발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회원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그리스 자금 지원 협상이 곧 종료될 것이란 소식이 장초반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삼성전자을 비롯해 KT 등의 호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자극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4조6400억원과 영업이익 4조4100억원, 순이익 3조99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공개했던 실적 가이던스를 소폭 상회하는 수치로,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같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삼성전자 효과'를 발휘하며 대형 IT주와 부품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T도 1분기 가이던스 기준 매출이 전화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무선데이터 수익 성장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6.8% 증가한 4조8222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활발한 가입자 기반 확대 활동 때문에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한 5527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는 치열한 시장경쟁 상황과 높은 순증가입자 규모를 감안할 때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에따라 KT주가는 2%대 후반대 강세를 보였다.

다만 향후 경기를 읽을 수 있는 잣대인 경기 선행종합지수 전년동월비가 석 달째 하락 곡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발표돼 경기모멘텀 둔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은 여전히 우려 사항으로 남게 됐다.

통계청은 ‘2010년3월 산업활동동향’을 통해 3월 경기 선행종합지수(전년동월비)가 2월보다 0.7%포인트 내린 9.6%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은 각각 2213억원, 23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은 4310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도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체적으로 377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정보기술(IT) 과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들이 강한 상승세를 탔다.

특히 1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은 IT 대장주 삼성전자가 지수 반등을 견하며 주도주 복귀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외국인들이 전기전자 업종을 쓸어담았다. 삼성전자는 3%대 가까운 상승세로 화답했고,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여타 대형 IT주들도 2-6%대 동반 상승했다.

자동차주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해외시장 판매호조가 원화강세 우려를 누그러뜨리면서 현대차(1.11%)와 기아차(1.67%), 현대모비스0.00%) 등 현대차그룹 3인방이 이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동시에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철강주들은 정부의 납품가 인상 억제 권고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정부가 이날 철강업체에 자발적으로 협력업체에 제공하는 납품가격의 인상을 억제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에 일관철소인 현대제철(-5.10%)과 포스코(-3.11%)가 급락했다.

상한가 22개 종목을 비롯해 452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 종목을 포함해 314개 종목이 내렸다.

거래량은 4억213만주, 거래대금은 6조5606억원을 기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전날 미국증시가 상승하면서 국내증시도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면서 "실적시즌이 마무리되는 등 모멘텀 공백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관련주들의 실적이 워낙 좋게 나오고 있어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