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영화와 한국 영화의 미래' 세미나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의 대히트 이후 한국 영화계는 앞다퉈 3D 영화 제작을 검토하는 등 3D와 영화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에 맞춰 30일 오후 전주 코아호텔에서 개최하는 '3D 영화와 한국 영화의 미래'라는 세미나에서는 3D 영화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3D 영화가 대세가 아니며 제작자의 상상력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등 3D 영화 열풍을 비판하는 주장들이 쏟아진다.

정재형 동국대 교수는 미리 배포한 발제문에서 "3D가 영화의 대세이며 3D를 통해 영화역사가 다시 원점에서 시작된다는 것은 대단한 거짓말"이라면서 "3D는 대세가 아니라 일부의 진행 중인 현상일 뿐이며 아직 지속적인 비즈니스 모델도 없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 '아바타'는 3D 영화가 아니라 "2D 기술에다 3D를 살짝 얹어서 과장홍보한 영화"라고 꼬집었다.

그는 '아바타'를 띄우기 위한 전략으로 3D가 채택된 것이라면서 "거칠게 말하면 우린 모두 '아바타'에 속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을 좇아 3D 애니메이션만 개발하다가 강세였던 2D산업을 버리는 바람에 2D는 완전히 사양화된 과거가 있다"면서 "3D를 진흥시키려면 2D도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발표자인 마크 차베스 싱가포르 난양대 교수도 3D 기술에만 집착하는 경향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발표문에서 "첫 입체 영상의 충격이 지나면 관객들은 조악한 시나리오에 지루해진다"면서 "우수한 화질이나 효과, 음향은 좋은 영화를 향상시킬 수는 있어도 나쁜 영화를 좋은 영화로는 만들지 못한다.

영화가 엉망이면 아무리 3D를 입혀도 나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3D의 생소함을 없앤다면 3D는 미묘한 친밀감과 좀 더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영화전문지 기네마준보의 가케오 요시다 영화종합연구소장은 일본에서 3D 영화인 '아바타'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큰 성공을 거뒀지만, 극장주들이 3D 상영관 확대를 꺼릴 뿐 아니라 제작자들도 3D가 영화의 상상력을 제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작품은 2D 영화지만 관객이 스크린의 깊이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면서 제약이 많을수록 제작자는 상상력을 발휘한다고 강조했다.

(전주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