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는 백악관 입성 초기 과감한 패션으로 유행을 선도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취임 2년째로 접어든 최근에는 그가 백악관 마당에 마련한 텃밭이 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미셸이 건강한 식습관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만든 이 텃밭은 시카고에서부터 오바마 가족의 요리를 책임져 온 백악관 요리사 샘 카스가 가꾸고 있다.

카스는 유기 비료 등으로 텃밭을 가꾸고 있지만 수확물을 `유기농'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데 "유기농이 유일한 최선의 농사법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미셸의 텃밭은 백악관 안주인의 텃밭이라는 점으로도 이미 전 세계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보좌관들에 따르면 미셸이 세계 어느 곳을 가든지 텃밭에 대한 질문은 어김없이 받고 있으며 워싱턴 소재 각국 대사관들도 이와 유사한 텃밭을 마련하려고 문의를 해오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미셸이 아동 비만을 근절하기 위해 추진 중인 캠페인의 일환으로 백악관 인근 학교의 학생들을 초청해 함께 텃밭을 가꾸기도 한다.

지난해 여기에서 수확한 채소와 과일은 모두 55종으로 1천파운드(454㎏)에 이르며 이 중 절반은 인근 구호단체에 기부됐다.

국빈만찬 요리에 사용되기에는 부족한 양이지만 이곳에서 수확된 허브는 종종 양념을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한다.

또 텃밭 옆에 벌통을 설치해 백악관 목수가 이를 관리하며 양봉도 직접 하고 있는데 지난해 여기에서 모두 134파운드(60㎏)의 꿀을 채취했다.

이 꿀은 미셸이 정성스럽게 포장해 지난해 피츠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의 부인에게 선물하기도 했고 백악관 주방에서 종종 허니 컵케이크나 벌꿀 샐러드 드레싱을 만들 때 사용되기도 했다.

텃밭에서는 1년 내내 싱싱한 채소가 나오는데 올해 초 워싱턴에 폭설이 내렸을 때에는 카스와 동료들이 비닐 하우스를 설치해 채소와 과일을 지켜냈다.

올 봄 이 텃밭은 1천100평방피트(102㎡)에서 1천500평방피트(140㎡)로 규모가 커졌고 브로콜리, 대황, 당근, 시금치, 꽃양배추, 콩 등 다양한 농작물이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요리사들은 다음 수확기에는 옥수수와 콩, 칸탈로프, 호박, 리크, 아티초크 등도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일부는 오바마 가족을 위해 피클로 만들 예정이다.

카스는 "이 텃밭이 영향력을 갖는 것은 아이들에게 음식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세계의 이목을 잡아 끌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