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에 쥐떼가 창궐하면서 주민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물론 쥐떼의 창궐을 불러온 이유를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최근 들어 부쩍 쥐들이 늘어나면서 상점이 피해를 입는가 하면 주차해놓은 차량에까지 피해를 주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주민들은 예전에도 쥐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밤이 되면 상황이 더욱 악화돼 쥐로 인한 불편과 피해가 수십년만에 최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2번 애비뉴 상에 있는 한 청과상점은 먹이를 찾아 나선 쥐로 인한 피해를 참다못해 이제는 모든 상품을 플라스틱 통에 보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 주민은 쥐가 도로변에 수일간 주차를 해놓았던 차의 전기 배선을 갉아먹어 차를 수리하는데 큰돈이 들었다면서 쥐들이 안 나타나는 데가 없을 지경이라고 한숨지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주민들은 쥐떼의 증가가 2번 에비뉴에서 이뤄지고 있는 지하철 공사가 시작된 3년 전부터 나타난 현상이라면서 지하철 공사장에 의심의 눈초리를 돌리고 있다.

주민들은 지하철 공사장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뉴욕 교통공사(MTA)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나 MTA와 공사업체는 주민들이 예전부터 있었던 문제가 악화됐을 뿐 공사장하고는 관계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MTA와 공사업체는 공사장이 쥐떼의 온상이 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실태조사 결과 쥐떼의 창궐은 공사장이 아니라 2번 애비뉴에 방치되고 있는 빈 건물들 때문으로 드러난 만큼 건물주들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뉴욕시 보건위생국에 자문하고 있는 쥐 퇴치 전문가인 바비 코리건도 많은 사람이 공사장이 생기면 쥐도 함께 늘어난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입증할만한 어떤 과학적인 증거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