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후공정 업체 네패스가 증시에서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기관의 '러브콜'에 최근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까지 합류했다. 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산업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 등 향후 전망이 어느때보다 밝다는 평가다.

26일 오후 2시 5분 현재 네패스는 전날보다 800원(4.88%) 오른 1만7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1만8250원까지 오르며 1년 신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기관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기관은 이달 들어 단 사흘을 제외하고 연일 네패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 기간에 기관의 순매수 물량은 58만여주에 이른다.

현재 대형 기관 4곳이 네패스를 5% 이상 편입한 상태다. 국민연금의 경우 네패스 지분의 5.63%를 보유중이고, 삼성투신(지분율 6.3%)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6.96%) 하나UBS자산운용(7.19%) 등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작년 12월말 기준 네패스의 지분 40% 이상을 기관이 보유중이다.

기관의 네패스 '사랑'은 단기적으로 보면 올 1,2분기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주력 사업인 디스플레이용 드라이버 IC(DDI) 범핑(bumping) 및 패키지(package)는 1분기가 비수기인데도 올해는 1분기 실적이 작년 4분기 실적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네패스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4.7% 감소한 5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37.8% 증가한 것이다.

실적 증가세는 2분기부터 본격화 될 것이란 진단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네패스가 올 2분기에 1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구조적인 변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해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카시오 GTI 등 일본의 경쟁사들이 잇달아 DDI 범핑ㆍ패키징 사업을 접었다. 국내에서 이 사업을 하는 회사가 몇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독과점적 시장이 형성된 것.

더구나 최근엔 삼성전자에 DDI를 공급중인 일본의 NEC가 한국 사업을 철수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NEC로부터 공급받던 물량을 네패스에 몰아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LED(발광다오이드) 조명 등 자회사를 통해 하는 신규 사업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LED 조명 시장의 경우 이제 막 태동기여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순학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 기준으로 LED 조명시장이 올해 1억달러에서 2012년 26억달러까지 급증할 것"이라며 "생각보다 빨리 LED 조명시장이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싱가포르 자회사를 비롯해 주요 자회사들의 내년 매출액 목표가 800억원에 이른다"면서 "이는 네패스의 영업외 이익 증가의 주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네패스는 오는 30일께 올 1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