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코스피 지수는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11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지수의 상승 탄력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승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 실적 발표가 정점을 지나면서 재료 노출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단기 변곡점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 지수보다는 종목 대응을 우선한 투자전략을 세우라는 조언이 나왔다. 추가 상승 시 포트폴리오상 현금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지수의 중장기 상승 기조에 대해서 대체로 긍정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이번주 발표되는 국내외 경제지표들이 전반적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웃도는 양호한 결과를 내놓아 지수 상승 모멘텀(상승요인)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주말 미국 증시 상승은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는 전날보다 69.99포인트(0.63%) 오른 1만1204.28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8.61포인트(0.71%) 상승한 1217.28, 나스닥 지수는 11.08포인트(0.44%) 오른 2530.15로 마감했다.

◆ 현대證 "지수보다 종목 대응 우선"

현대증권은 실적시즌이 반환점을 돈 만큼 지수보다는 종목 대응을 우선한 투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주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면서 모멘텀 측면에서 지수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국내 주요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인과 여전히 저평가된 국내 증시 상황을 감안하면 조정의 형태는 제한적인 수준의 기간 조정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배 연구원은 "이제 업종 애널리스트의 평가 보고서와 시장에서 호평이 나오는 업종과 종목으로 항후 시장 대응을 모색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데 유리할 것"이라며 "시장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전략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급과 실적 모두를 고려할 때 앞으로도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의 주도주 위치는 좀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들 업종은 1분기 실적이 고점일 것이란 우려를 넘어 2분기 이후의 실적전망도 상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한양證 "코스피, 1770선 변곡점 대비…방어적 대응"

한양증권은 코스피 지수 1770선 부근에서 지수의 단기 변곡점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방어적 대응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김지형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주도 유동성과 양호한 펀더멘털(내재가치)로 인해 주가 방향성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면서도 "1770선 전후에서 단기 변곡점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내외 실적발표가 이번주로 일단락되면서 재료 노출 요인이 한층 고조될 것이고, 이에 맞춰 새로운 악재가 없더라도 차익실현 시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유럽, 중국 등 G3 불확실성은 실적 시즌 모멘텀(상승요인)이 소진되는 과정에서 이전에 비해 부담을 느끼는 정도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에 나타날 조정은 큰 폭의 가격 조정 대신 기간 조정의 형태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멀리보는 투자가를 제외하고는 당분간 방어적 대응을 고려할 시기"라며 "추가 상승 시 부분적 현금화로 유동성 확보를 병행하는 한편 스타일 측면에서도 대형주 위주에서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형주, 옐로우칩으로 관심을 이전하는 게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 신한금융투자 "호재 압도적, 숨고르기는 필요"

신한금융투자는 호재가 압도적인 시장이지만 숨고르기를 감안한 대응이 필요한 국면이라고 밝혔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규모 환매와 원화환율 급락세 진정으로 국내증시의 부담요인이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가 주초 골드만 삭스발(發) 충격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기업들의 실적개선 발표와 미국 증시의 빠른 반등을 바탕으로 11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는 것.

최근 증시에 부담요인으로 부각됐던 국내 주식형펀드의 대규모 환매나 원화환율의 급락세도 크게 진정되면서 증시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동안 시장에서 뚜렷한 주도주 역할을 수행했던 종목들이 좋은 실적을 발표한 이후에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집중으로 상승탄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주간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11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이달 들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며 자칫 박스권 장세로 진입할 조짐이 있는 것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연구원은 "환매부담에서 벗어나고 있는 투신권이 적극적으로 매수 대응하는 등 아직까지는 크게 부담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기존 주도주의 시장지배력이 둔화될 경우 지수의 상승탄력 또한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장기 상승에 따른 상승피로감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방향성보다는 변동성에 초점을 맞춘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이번주도 기존 관점에서 크게 벗어날 필요는 없겠지만 정보기술(IT)이나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에 대해서는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시 매수라는 한 박자 늦춰가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면서 "여전히 가격매력이 큰 조선주나 해운, 항공주 등에 대한 관심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동양證 "코스피, 상승 기조 유효하다"

동양종금증권은 26일 최근 코스피 지수가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지수 상승 기조는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지수가 지난 8개월 동안 저항선으로 작용했던 1730선을 상향 돌파했고, 골드만삭스 피소, 그리스 신용등급 하향 조정, 중국 경제 과열 리스크 등 대형 악재들에 대해 강한 내성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민감형의 한국 주식 자금이 증시로 환류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1분기 어닝 시즌이 상승 모멘텀(계기)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수 상승 기조가 유효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주 발표될 미국의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 소비자기대지수, GDP(국내총생산), 한국의 소비자동향조사, 경상수지, 기업경기조사 등 국내외 경제지표들이 전반적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그는 "삼성SDI, 현대제철, NHN 등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도 전반적으로 양호한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