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불패 신화의 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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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불패신화'는 과연 끝나는 것일까.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매수기반이 약해지면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갖고 있던 주택이 팔리지 않아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권도 마찬가지다. 탄탄하게 유지될 것으로 여겨졌던 집값이 골 깊은 내림세를 보이면서 '버블 붕괴론'이 재등장했다. 가격 하락속도가 빠른데도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매수 대기자들은 모두 관망세로 돌아섰다.
국토해양부에 신고된 실거래가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60㎡(12층)는 지난 2월 8억3000만원에서 불과 한 달 만에 7억1500만원으로 1억원 넘게 급락했다. 서초동 반포자이의 경우 지난 1월 30억5000만원(5층)에 거래된 전용 245㎡형이 3월엔 8억원 가까이 내린 22억2000만원(5층)에 팔렸다. 단기급등에 따른 거품이 있기도 하지만,그래도 낙폭이 과도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학계 금융계 연구기관,건설업계 등 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 긴급 설문조사' 결과에는 이 같은 시장의 모습이 뚜렷이 투영됐다. 전문가들은 10년 뒤 유망 투자상품에서 '서울 강남권 블루칩 아파트'는 일찌감치 제껴 놓았다. 대신 토지,상가 ·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직주근접형 역세권 소형아파트를 대거 꼽았다.
토지나 상가 · 오피스텔 등의 시장 전망이 밝아서 10년 뒤 투자대상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내년부터 토지시장은 부재지주의 경우 양도세율이 60%로 원상회복돼 사실 '재미'를 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앞으로 개발계획이 시행되면서 도시화가 진행될 유망 입지라면 땅을 산 뒤 건물을 지어 팔아 수익을 높일 수 있고 세금도 36%대로 낮출 수 있다. 오피스텔의 연간 수익률은 5~6%까지 떨어졌다고 하지만 욕실 규제가 없어지고 준주택으로 분류되는 등의 지원책이 시행돼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뀌었다고 실망해선 안 된다'는 투자격언이 있다. 실망감에 눈을 돌릴 게 아니라 '다음 파란불'이 켜졌을 때 건너가기 위해 계속 신호등(시장)을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부동산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투자유망 상품 등을 짚어본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