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에 쓰이는 약물에 심각한 알레르기가 있을 것이라며 집행중단 소송을 제기했던 미국의 연쇄 강간범 데릴 더(46)에 대해 20일 사형이 집행됐다.

약물 주입이 시작되자 더는 약 10초간 주먹을 꽉 쥔 채 찡그린 얼굴로 머리를 쳐들었다가 서서히 고개를 숙였으나 고통의 표현인지 감정적 반응인지는 분명치 않았으며, 그의 주장과 달리 특별히 눈에 띄는 알레르기 반응 문제는 없었다.

더는 1988년 1월31일 당시 16살이던 앤젤 빈센트를 집에서 납치해 성폭행 후 살해하고 주검을 인근 공원에 버렸다가 그해 9월 다른 성폭행 혐의로 체포돼 조사받던 중 자신의 여자친구의 신고로 이 범행이 발각됐다.

더의 변호인측은 800쪽짜리 교도소 진료기록에서 그가 마취약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면서 그가 사형에 쓰이는 마취약에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 모른다는 이유로 집행중단을 요청했으나 오하이오주 당국은 이를 일축했으며, 연방 대법원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는 사형 집행전 최후 진술에서 빈센트의 가족들의 고통에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자신은 결백하다는 주장을 포기하지 않았다.

집행을 지켜 본 빈센트의 가족측은 "그는 괴물이었다"고 말했다.

(루카스빌<美오하이오州> AP=연합뉴스) carpe8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