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업계의 큰손으로 떠오른 국민연금이 광화문을 비롯한 서울 도심권 오피스빌딩을 투자처로 모색하고 있다.

21일 관계기관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서울 종로구와 중구 지역의 도심권에 랜드마크 오피스빌딩을 투자처로 찾고 있다.

광화문 등 도심권 랜드마크 빌딩은 국내외 대기업과 행정기관이 입주해 있어 공실률이 낮아 임차수익률이 안정적으로 보장되기 때문이다.

올해 국민연금이 운용하는 대체투자액은 14조원으로 국내 부동산투자액은 1조원 안팎일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대상은 거점지역에 있는 랜드마크 오피스빌딩 또는 현재 짓고 있는 종로구 청진동, 중구 회현동 재개발지구 새 오피스빌딩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랜드마크 오피스빌딩은 임대료가 전국에서 두번째로 비싼 서울파이낸스센터의 경우 자금력이 탄탄한 싱가포르투자청이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낮고 다른 빌딩도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들이 사옥으로 쓰고 있어 매입이 어렵다.

모건스탠리가 지난 2007년 사들인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는 최근 리모델링을 했고 입주율도 예전보다 개선됐지만 수익률 보장이 불투명하다.

특히 기금운용본부가 올해 수익성이 높은 해외부동산에 집중 투자할 경우 국내 오피스빌딩 매입은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체투자를 위한 오피스빌딩의 경우 5천억~1조원에 상당하는 대형 랜드마크를 찾아야 하는데 매물을 찾기 어렵고 재개발지구는 입주율과 매입가를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공단 시설사업단은 이달 2~13일 거점회관 빌딩을 매입하기 위한 매입대행 용역업체 선정공고를 내고 이달 내로 업체와 계약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거점회관은 역시 서울 종로와 중구 등 도심권으로 매입가는 약 3천억원이고 매입기한은 1년이다.

사업단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서울에 강남과 잠실 2곳에만 회관을 소유하고 있어 회관 소유율이 25% 수준"이라며 "국민연금의 역사와 규모를 고려해 랜드마크 역할을 할 빌딩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단이 매입할 건물에는 종로지사, 국제업무센터, 장애심사센터가 들어선다.

또 현재 서울 강남구 신사동 회관에 위치한 기금운용본부도 국민연금의 국제적 위상을 고려해 입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거점회관 매입금은 100% 국민연금기금에서 마련되며 현재 매입가의 10%인 계약금이 올해 예산으로 배정돼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거점회관은 랜드마크 회관을 찾고 있는데 비해 매입가가 낮게 책정돼 매물을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