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 대한 창업투자를 주된 사업으로 하고 있는 그린기술투자(옛 NHS금융)가 올해 총 1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PEF)를 조성한다. 또 영상콘텐츠, 게임, 바이오 등의 분야에 투자하는 조합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린기술투자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이같은 투자계획을 밝혔다.

그린기술투자는 지난해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대규모 적자가 쌓여 감자를 추진했으나, 소액주주들이 이에 강력 반발해 주주총회에서 표대결까지 했다. 결국 경영진의 감자 계획은 무산됐다.

이후 최대주주가 변경됐고 경영진도 작년 10월 새로 꾸려졌다. 지난달에는 10대 1 감자안도 주주들로부터 승인받았다.

회사측에 따르면 최근 2년간 133억원 규모의 미회수 채권을 회수했다. 239억원 규모의 투자자산도 정리하거나 회수했다. 이를 통해 125억원 가량의 부채를 갚았다.

조만간 30억원의 단기차입금과 6억원 가량의 기금차입금도 갚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부채가 상환돼 무차입 경영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강정원 그린기술투자 이사는 "수익실현을 위한 자구노력은 마무리 단계"라고 했다. 앞으로는 창투사 본연의 투자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강 이사는 "오는 11월 이전에 700억원 규모의 바이아웃(buy out) 사모펀드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또 창투조합이나 사모펀드에 편입돼 있는 종목 중 조합청산 등으로 매각 대상이 되는 지분에 투자하는 3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280억원 규모의 그린 영상콘텐츠 전문투자조합을 오는 6월까지 결성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오 의학 및 화학, 식품 등에 투자하는 '그린바이오 전문투자조합'과 게임 업체에 투자하는 '그린 게임 제3호 전문투자조합'도 각각 150억원과 100억원 규모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강 이사는 "현재 2~3곳의 증권사와 스팩(SPACㆍ기업인수목적회사) 설립에 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증권사와 함께 각각 10억원씩 출자해 자본금 20억원짜리 스팩을 올해 안에 설립할 것"이라고 했다.

회사의 계획대로라면 올해 연간 매출은 90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 달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2013년에는 매출 308억원, 영업이익 178억원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곽성권 그린기술투자 대표는 "창투사들이 과거 어려운 날들을 보냈으나 최근 정부가 사모펀드 투자를 적극 독려하고 있어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신규 펀드와 투자조합을 조성하는 한편, M&A(인수ㆍ합병) 중개 등 수수료 수익원 창출에도 힘써 우량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