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 지켜낸 코스피…지표로는 '단기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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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연속 올라 단기급등 부담, 美증시 투자심리도 과열신호
전문가 "조정오면 저가매수"
전문가 "조정오면 저가매수"
증시가 '골드만삭스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났다. 코스피지수는 하루 전 반납했던 20일 이동평균선(1714)을 단숨에 되찾으며 상승 궤도로 복귀했다. 은행주는 혼조세를 보였지만 전날 부진했던 정보기술(IT)주는 일제히 반등했다. 선진국의 경기 회복과 주요 기업의 이익 증가로 펀더멘털이 탄탄한 데다 개인의 저가 매수세도 활발해 당분간 1700대를 지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한국 증시는 11주 연속,미국은 8주 연속 상승에 도전할 정도로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술적 지표로 볼 때도 두 증시는 단기 과열권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물론 중장기 상승 추세가 살아있는 만큼 조정 시 저가 매수를 고려하는 전략은 유효하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반등하더라도 해외증시 환율 유가 등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이는 장세가 불가피해 단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 우세하다. ◆기술적 지표로는 과열권 진입
20일 코스피지수는 12.73포인트(0.75%) 상승한 1718.03으로 마감해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개인이 2460억원 순매수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320억원 순매도했지만 매도 규모는 전날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미국발 충격을 견뎌낸 지수는 이로써 1700선 안착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표상으로는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지난주까지 7주 연속 상승한 뉴욕증시의 투자심리선은 19일 현재 80을 기록 중이다. 이 지표는 최근 10거래일 중 지수가 며칠 상승했나를 보여주는 것으로 통상 80을 넘으면 증시가 과열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20거래일 동안 고점과 저점 사이에서 시장이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스토캐스틱(Stochastic)' 지표 역시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 93을 기록했다. 이 지표가 80을 넘으면 추가 상승 여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한국 증시도 상황이 비슷하다. 코스피지수가 10주간 상승세를 이어오는 사이 기술적 분석 지표들은 추가 상승보다는 하락 가능성을 시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락 종목 수 대비 상승 종목 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등락비율(ADR)은 지난달 12일 118.35%로 고점을 찍은 뒤 하강 곡선을 그려 이날 95.82%까지 떨어졌다. ADR가 하락하고 있다는 건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보다 하락하는 종목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통 시장이 상승 탄력을 받는 시점에는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여러 업종과 종목으로 확산되면서 ADR가 상승하게 마련"이라며 "최근의 경우 유일한 매수 주체인 외국인이 IT 종목에만 매기를 집중하면서 질적으로 좋지 않은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MACD 오실레이터'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는 것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이 지표는 5 · 20 · 60 · 120일 코스피지수 이동평균선 간의 이격도를 계량화한 것으로 지난 13일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코스피지수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어 조만간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하는 '데드 크로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예고하는 것이다.
◆"2분기 조정시 저가 매수 고려"
시장엔 과열에 대비한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는 의견과 조정을 받으면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를 고려하라는 목소리가 혼재해 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 증시가 국내 증시의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며 "250달러 직전에서 조정을 받으며 저항에 직면한 애플 주가는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 3개월간 미 증시를 주도했던 IT와 금융주가 흔들리고 있다"며 "뉴욕 증시의 체력이 약해져 조정 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 지속과 탄탄한 기업이익 흐름을 근거로 꼽는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의 3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1.4% 상승해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며 "향후 3~6개월간 미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한화증권도 중장기 상승 추세는 살아 있으므로 2분기 시장이 조정받을 때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이 증권사 윤지호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하락과 고유가,미국의 금융규제 움직임 등 변수로 2분기 중 증시는 출렁일 수 있다"며 "상반기까지 코스피지수는 1600~1800에서 등락을 되풀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 팀장은 "하지만 하반기로 예상되는 주요 국가의 출구전략 시행은 글로벌 경제의 정상화를 의미하므로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하반기 랠리에 대비해 2분기를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해영/김동윤 기자 bono@hankyung.com
다만 한국 증시는 11주 연속,미국은 8주 연속 상승에 도전할 정도로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술적 지표로 볼 때도 두 증시는 단기 과열권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물론 중장기 상승 추세가 살아있는 만큼 조정 시 저가 매수를 고려하는 전략은 유효하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반등하더라도 해외증시 환율 유가 등의 움직임에 따라 출렁이는 장세가 불가피해 단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 우세하다. ◆기술적 지표로는 과열권 진입
20일 코스피지수는 12.73포인트(0.75%) 상승한 1718.03으로 마감해 사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개인이 2460억원 순매수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320억원 순매도했지만 매도 규모는 전날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미국발 충격을 견뎌낸 지수는 이로써 1700선 안착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표상으로는 과열 기미를 보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지난주까지 7주 연속 상승한 뉴욕증시의 투자심리선은 19일 현재 80을 기록 중이다. 이 지표는 최근 10거래일 중 지수가 며칠 상승했나를 보여주는 것으로 통상 80을 넘으면 증시가 과열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20거래일 동안 고점과 저점 사이에서 시장이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스토캐스틱(Stochastic)' 지표 역시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 93을 기록했다. 이 지표가 80을 넘으면 추가 상승 여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한국 증시도 상황이 비슷하다. 코스피지수가 10주간 상승세를 이어오는 사이 기술적 분석 지표들은 추가 상승보다는 하락 가능성을 시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락 종목 수 대비 상승 종목 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등락비율(ADR)은 지난달 12일 118.35%로 고점을 찍은 뒤 하강 곡선을 그려 이날 95.82%까지 떨어졌다. ADR가 하락하고 있다는 건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보다 하락하는 종목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통 시장이 상승 탄력을 받는 시점에는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여러 업종과 종목으로 확산되면서 ADR가 상승하게 마련"이라며 "최근의 경우 유일한 매수 주체인 외국인이 IT 종목에만 매기를 집중하면서 질적으로 좋지 않은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MACD 오실레이터'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는 것도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이 지표는 5 · 20 · 60 · 120일 코스피지수 이동평균선 간의 이격도를 계량화한 것으로 지난 13일 이미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코스피지수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고 있어 조만간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하는 '데드 크로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예고하는 것이다.
◆"2분기 조정시 저가 매수 고려"
시장엔 과열에 대비한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는 의견과 조정을 받으면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를 고려하라는 목소리가 혼재해 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 증시가 국내 증시의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며 "250달러 직전에서 조정을 받으며 저항에 직면한 애플 주가는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도 "최근 3개월간 미 증시를 주도했던 IT와 금융주가 흔들리고 있다"며 "뉴욕 증시의 체력이 약해져 조정 압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 지속과 탄탄한 기업이익 흐름을 근거로 꼽는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 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의 3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 대비 1.4% 상승해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며 "향후 3~6개월간 미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한화증권도 중장기 상승 추세는 살아 있으므로 2분기 시장이 조정받을 때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이 증권사 윤지호 투자전략팀장은 "환율 하락과 고유가,미국의 금융규제 움직임 등 변수로 2분기 중 증시는 출렁일 수 있다"며 "상반기까지 코스피지수는 1600~1800에서 등락을 되풀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윤 팀장은 "하지만 하반기로 예상되는 주요 국가의 출구전략 시행은 글로벌 경제의 정상화를 의미하므로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하반기 랠리에 대비해 2분기를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해영/김동윤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