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여야 3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정치권에서 협력했으면 좋겠다"며 천안함 사고 대응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번 사태가 잘 수습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국가안보가 위중한 상황이고 온 나라가 힘을 합쳐서 차분하고 단호하게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할 상황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과 여야 수뇌가 모여 천안함 사태 후속 대책을 논의한 것은 오히려 늦은감마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천안함 침몰에 북한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매우 큰 만큼 정치권은 여야를 떠나 하나의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다. 국가 전체의 안위(安危)가 달린 이런 사안에서조차 당리당략에 따라 국론이 분열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세계 최고 전문가들이 왔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며 감추지 않고 나오는대로 다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에 조사 과정에 믿음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脈絡)에서일 것이다.

여야는 오는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번 천안함 사태를 모두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수도 있다. 여당은 소위 '북풍' 바람으로, 야당은 구멍난 안보를 트집잡아 표몰이를 하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야를 뛰어넘는 대승적 차원의 정치가 지금처럼 필요한 때도 없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과 여당은 어제 간담회를 계기로 적어도 대북 관련 정보는 최대한 공유, 야당 측이 소외감을 갖지 않도록 하고 이로 인한 불필요한 의혹 제기로 국력이 낭비되는 일 또한 막는 데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 야당 역시 따질 것은 따지되 무조건 정부 여당을 비난하는 식이 아니라 무엇이 국가안보를 위해 최선인지를 염두에 두고 허심탄회하게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다. 여도 야도 모두 튼튼한 안보 위에 국가가 바로 선 뒤에나 존재할 수 있음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지금이야말로 전 국민이 일치단결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