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역 없어 치료에 지장도

"한 밤중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살려달라고 비명을 지르고 훌쩍훌쩍 울기도 합니다."

중국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현 지진 피해현장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부상자들이 심각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18일 칭하이성 성도 시닝(西寧)에 있는 칭하이대 부속병원에서 자원봉사중인 티베트대학생들과 병원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부상자들이 겪는 후유증을 전했다.

얼굴과 온 몸에 멍이 심하게 들어 위수에서 이곳으로 후송돼온 12살짜리 티베트 소녀 체텐 돌마는 이틀동안 "집이 무너지고 있어. 뛰자, 뛰어"라고 울부짖으며 악몽에 시달리다 16일 같은 병원에 입원중인 아버지 도르제 쟈춘을 만나고 나서야 심리적인 안정을 다소 되찾았다.

돌마는 이 병원에 실려온 후 그녀에게 처음으로 말을 건 자원봉사자 칭하이사범대 1학년생 예세 초모 외에는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고 초모가 보이지 않으면 몹시 불안해 울기만 했다고 한다.

이런 증세는 이 병원에서 치료중인 지진 부상자 200여명중 상당수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류훙싱 원장이 말했다.

이 병원 집중치료센터 소장 류링핑은 환자들에게 심리 상담을 해줘 이들의 심리상태가 좋아지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심리 치료에는 시일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언어장벽은 심리치료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환자는 대부분 티베트인으로 중국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의료진은 티베트어를 모르기 때문이다.

티베트인 대학생 상당수가 이 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간에 통역을 하고 있으나 인력이 모자라는데다가 캉바(康巴)족 부상자들의 경우는 통역조차 거의 없다고 한다.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