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항공대란으로 발이 묶인 환승객이 늘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호텔업계가 반짝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두바이 호텔업계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여파로 지난 15일 유럽 노선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된 이후 공항 인근 호텔에서 빈 방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밀레니엄 에어포트 호텔은 이달 초만 해도 객실 점유율이 87%였지만 항공대란 이후 최근 나흘 연속 점유율 100%를 기록, 빈 방을 찾을 수 없는 상태라고 현지 경제주간지 아라비안비즈니스가 전했다.

두바이 공항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인터컨티넨탈 호텔도 빈 방 예약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투숙객이 넘쳐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호텔은 운항이 취소된 항공편의 항공권 소지자에게 스파 시설 이용료를 50% 할인해 주고 있다.

두바이 에미레이트항공에 따르면 유럽 항공대란으로 두바이에서 발이 묶여 있는 환승객은 5천여 명에 이른다.

항공사 측은 이들의 호텔 숙박과 식사비 제공에 쓰이는 비용만 하루 100만달러(한화 11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두바이는 세계 최대 환승 공항이어서 두바이가 목적지인 승객보다 두바이를 중간 기착지로 이용하는 환승객이 훨씬 많은 편이다.

환승객 뿐 아니라 두바이에서 여행이나 업무를 마치고 유럽으로 돌아가려 했던 승객들까지 발이 묶여 체류 일정을 연장하면서 두바이 호텔 객실 점유율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두바이에서 10여 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로타나 그룹은 유럽 항공대란 이후 객실 점유율이 평균적으로 10% 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로타나 그룹의 마케팅부장 나임 다르카잘리는 "유럽에서 두바이로 오려고 했던 관광객들의 예약 취소 사례가 있긴 하지만, 반대로 두바이에서 유럽으로 돌아가려고 했던 이들이 2∼3일씩 더 투숙하고 있어 객실 여유가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